(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중동의 에틸렌 생산설비 신증설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공급과잉 등으로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아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에서의 에틸렌 생산설비 신증설 규모는 총 1000만t으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량 급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벌써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에서 석유화학공장 신증설 막바지 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다. 신증설 에틸렌 생산설비는 이르면 내달부터 내년 8월까지 상업생산을 본격화하게 된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등 일부 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장들의 상업생산 개시, 정상화 시기가 올 하반기에 집중될 예정이다.
생산설비 확대에 따라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중국의 월별 에틸렌 생산량 증가율은 20~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제품 수입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중국의 수요 증가율의 둔화는 앞으로 가동 예정인 중동 신규 석유화학 공장들의 판로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향후 1년 이상 국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량 증가율은 하반기에도 매우 높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입량 감소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동남아 신규 석유화학공장은 여전히 가동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와 싱가폴 등의 설비 가동률은 현재 60~80% 정도이다.
또 지난달 7일에는 대만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포모사의 나프타 분해설비(NCC)가 화재로 인해 가동을 멈춘 사건이 발생했다.
가동 중단으로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NCC 가동은 빠르면 내달부터 재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포모사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는 10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란 공장들의 경우 원료가스 조달자체가 어려워져 가동률이 5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금융제재 강화로 가동률 개선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글로벌 석유화학설비의 연평균 신증설 규모는 약 400만t으로 수요 증가량 예상치 약 500만t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내년에 신증설로 인한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2년에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sit91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