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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오(李彪) 주한 중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장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기업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제도나 문화, 노사관계 등을 먼저 파악해 양국이 ‘상호윈윈’할 수 있는 발전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리바오(李彪) 주한 중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장은 최근 본지와 한중 수교 18주년을 기념해 양국 경제발전을 주제로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리 회장은 먼저 최근 양국 간 교역액이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18년간 한중 경제관계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그는 “올해 양국 간 교역액이 2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대미, 대일 교역액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국 교역액은 1992년 수교 당시 63억 달러에서 2009년 1409억 달러로 23배 가까이 증가해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떠올랐다.
한국의 대중 투자는 1992년 2억 달러에서 2009년 286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또한 2009년 말 기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도 5만여 개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 중국의 대한 투자액은 26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또한 한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 수도 500여 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는 하이얼, 레노버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한국 시장 실적도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리 회장은 “양국 간의 시장환경이나 문화적 방면에서 존재하는 차이가 주한 중국 기업들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 내 노사갈등을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차 인수 후 심각한 노사분규 끝에 쌍용차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한 중국기업들의 ‘후견인’격인 주한 중국 상공회의소 역할의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상공회의소의 영향력은 미국 상공회의소에 비하면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리 회장은 “향후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홍보를 통해 주한 중국 상공회의소를 한국 내 널리 알릴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공식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내 관련 부처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중국 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리 회장은 “중국 기업들도 한국 진출 시 먼저 현지 금융 법규라든가 시장에 대한 선행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달리 법률·제도적 환경이 성숙한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숙지가 필요하다는 것.
이밖에 리 회장은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장으로써 중국 금융업 발전에 대한 견해도 함께 내놓았다.
중국 건설은행은 중국 공상은행, 중국은행과 함께 자산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3대 은행 중 하나로 서울을 비롯한 싱가포르·뉴욕·도쿄·프랑크푸르트 등 전 세계 십 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리 회장은 “중국 은행업은 개혁개방 이후 구미 선진은행의 경영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방식을 적극 도입한 덕분에 몇 년 사이 비약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금융업의 대외개방 및 위안화 국제화 사업에 커다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게 리 회장의 의견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금융시스템이나 인재풀 등 소프트웨어 방면에서 부족한 것이 많다"며 "앞으로 점차 이러한 점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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