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스마트폰의 시작은 애플, 끝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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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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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선 팬택 중앙연구소 내수개발그룹 수석연구원

지난 1977년 애플은 애플II로 그 당시 획기적인 디자인과 가격으로 개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PC를 완성해 냈다.

당시 애플II는 공전의 히트작이 됐고 스티브 잡스는 일약 억만장자가 됐다. 애플II의 성공 이후 제록스에서 개발중인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보고 첫 눈에 반해버린 스티브잡스는 기존의 딱딱한 문자위주의 컴퓨터를 GUI로 무장한 매킨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혜성처럼 나타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허름해 보이는 MS-DOS를 IBM PC의 운영체제(OS)로 채택시키는데 성공했고, 1981년 MS-DOS를 탑재해 출시된 IBM PC는 애플을 제치고 PC 업계를 점령해 버렸다.

MS의 MS-DOS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IBM이라는 거대 공룡업체뿐 아니라 수많은 업체에서 IBM PC 호환 제품 및 부품을 만들어 냈고, 결국 수많은 업체와 개발자들의 공유 플랫폼이었던 MS-DOS는 PC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이 됐다.

IBM의 의도와는 다르게 IBM PC에서 최대 수혜자는 MS였다. 그 후 MS는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2000년 시가총액 약 700조원)이 됐다.

PC의 시작은 애플이었지만 그 끝은 MS였다.

IBM PC에 밀린 매킨토시의 실패 후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는 부업이었던 픽사(Pixar)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성공 이후 다시 애플로 복귀하게 된다.

애플에 복귀한 후 i-Tunes, i-Pod 등을 통해 기반을 다진 후 다시 한번 크게 한방 터뜨린 것이 바로 2007년 첫 모습을 보인 아이폰이다.

올해 2사분기 휴대폰 판매수량 점유율 3%에 불과한 아이폰은 휴대폰 업계 전체 영업이익의 37%를 가져갔다.

아이폰에 한방 먹은 경쟁자들도 놀고 있지만은 않다. 전통적인 스마트폰 강자인 노키아의 심비안, PC계의 공룡 MS의 윈도우 모바일, RIM의 블랙배리, 그리고 샛별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에 필적하는 사용자경험(UX)와 콘텐츠 생태계를 완성했고 더불어 모든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라이센스 없이 배포하면서 많은 제조사를 끌어들여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휴대폰의 판매량이 아이폰의 판매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PC가 새롭게 등장했을 때 상황과 비교해 보면 유사점들이 보인다.

PC 업계에서 애플은 애플II로 화려하게 등장했고 매킨토시로 그 맥을 이어 갔지만, IBM, 컴팩, HP, 델 등의 수많은 제조사는 MS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PC를 만들어 냈다. 그 후 매킨토시로 독자의 길을 걸었던 애플은 비주류가 돼 버렸다.

지금 애플은 아이폰으로 독자의 길을 가고 있다. 반면, 삼성, LG, 팬택, 모토롤라, HTC, 소니에릭슨 등 수많은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때와는 다른 점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제조사마다 일관성과 호환성을 유지하는데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아이폰 외에도 심비안, 윈도우폰7과 같은 쟁쟁한 라이벌들이 있다.

지난해 12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IT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아이폰은 이통사, 제조사, 소비자 모두를 변화하게 만들었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사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 팬택, LG 등 안드로이드 연합군은 아이폰에 대항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시작은 애플의 아이폰이었다. 그 끝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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