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선사 에버그린은 STX조선과 협상을 결렬될 무렵에 삼성중공업과 협상을 진행했다. 현재 선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마친 상태로 세부 사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계약을 체결하면 에버그린이 발주한 '10년 100척 발주 프로그램'의 첫 번째 물량 30척 가운데 총 20척을 수주하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에버그린이 대형 선박 건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삼성중공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발주될 물량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에버그린으로부터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바 있다. 선가는 1척당 1억300만 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만 업체인 CSBC의 수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CSBC가 자국 조선소임을 내세워 에버그린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CSBC는 이미 에버그린과 10척 건조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삼성중공업과 CSBC가 10척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에버그린이 양사에 나눠 발주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되는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STX조선은 지난 7월 에버그린과 LOI를 맺고 10척에 대한 수주협상을 진행했지만, 선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에버그린은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던 선가보다 1척당 800만 달러 낮은 9500만 달러를 STX조선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TX조선은 저가 수주를 우려해 에버그린의 제안을 거부했다.
선박 인도시기 역시 문제였다. 에버그린이 삼성중공업의 납기(2012~2013년)보다 늦은 2013~2014년을 요구하자, 납기가 늦어질 경우 건조원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한 STX조선이 난색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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