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김유경 기자)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회복으로 우리 경제의 실물지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가동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경기동행지수가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심리지표의 악화가 실물지표로 확산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 가동률 상승속 선행지수 하락 왜
산업생산이 13개월째 증가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7월 제조업 가동률이 지난 1980년 1월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해 기업들이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로는 3.1% 줄었지만, 작년 같은 달보다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33.5% 늘면서 9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기계수주는 민간부문의 선박용 내연기관, 차량용 에어컨 등이 늘었지만 공공부문의 전기업(원자로)에서는 감소함에 따라 작년 같은 달보다 21.7% 줄었다.
건설기성은 토목공사 실적 감소로 전월 대비 3.2% 줄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3.5%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민간부문 주택, 공공부문 도로.교량 등의 발주 증가에 따라 작년 7월보다 22.2% 늘었다.
반도체와 부품, 기계장비와 자동차 등이 생산을 이끌었지만, 서비스업은 부동산과 교육의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생산능력이 생산보다 많이 늘지 않아서 가동률이 높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설비투자가 옛날처럼 급격히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회복 꺾이나..'대외요인이 변수'
생산은 늘었지만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가 올해 내내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7%, 전 달보다는 0.4%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빠른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실물경제가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 정상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면서도 "지표들이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등 대외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현장에서도 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40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제조업의 업황 BSI는 98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 하락하며 5개월 만에 100 이하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BSI가 100을 넘으면 업황이 호조라는 업체가 부진하다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특히 내수기업 BSI는 2포인트 하락했지만, 수출기업 BSI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등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수출 기업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악화되는 등 심리지표의 악화가 실물지표의 악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동행지수도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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