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장)수연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말이 안 나와요"
변덕스런 속에서도 끝까지 참고 기다린 이정은(22·호반건설)이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오히려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정은은 5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리베라CC 파인힐ㆍ체리힐코스(파72, 6500야드)에서 끝난 KLPGA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마지막 날 6언더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7언더 209타를 기록해 아마추어 장수연(16·함평골프고1)과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은 뜻밖의 돌발 상황 덕에 행운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18번 홀을 마쳤을 때 리드보드에는 9언더를 기록한 장수연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측은 우승축하를 받던 장수연에게 15번 홀에서 골프규칙 8조 2항 ‘플레이 선의 지시’ 위반으로 2벌 타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장수연이 15번 홀 어프로치샷을 하던 순간 2m 앞에 골프백이 홀 방향을 가리키고 놓여 있었다.
장수연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골프백을 치우고 않고 샷을 하는 바람에 2벌 타를 부여 받아 결국 연장 승부에 들어가게 됐다.
연장 승부에 들어가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경기는 잠시 중단 됐다. 18번홀(파5)에서 속개된 연장 첫 홀에서 이정은은 50cm짜리 파 퍼팅을 성공시킨 반면 장수연은 2m 파 퍼팅을 놓치고 말았다.
장수연은 다 잡은 우승컵을 규정 위반이라는 뼈아픈 실수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이정은은 “(장)수연이의 실수로 기회가 왔던 것 같다"며 "하반기 감이 좋아서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깝게 우승을 놓친 장수연은 “내 앞에 백이 놓여있었는지 그 때는 몰랐다.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아쉽긴 하지만 친한 (이)정은 언니가 우승을 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연은 “이번 기회를 통해 룰도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늘(22,비씨카드)은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조윤지(19,한솔)는 최종일 7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단독 4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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