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북부 산 호세 광산에 한 달째 갇혀 있는 광부들의 심리상태를 놓고 전문가와 가족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5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심리학자 알베르토 이투라는 "지하 700m 지점에서 한 달을 보낸 점을 감안하면 광부들의 현재 심리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광부들이 한 달째 계속된 고립에도 가족들과 전화통화와 영상대화가 이루어지고 식료품을 비롯한 물자가 공급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하까지 연결된 영상 케이블을 통해 전날 광부들과 대화를 나눈 가족들의 말은 다르다.
광부 빅토르 사모라의 동생 알레한드로는 "매우 지치고 초조한 모습이었다.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정부가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것 같다며 화를 냈다"고 전했다.
또다른 매몰 광부 파블로 로하스의 어머니 넬리다 빌랄바는 "대화를 하는 동안 아들이 교황이 보내준 묵주를 보이며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내 아들은 지금 좋은 상태가 아니다. 아들이 인내심을 갖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광부 아리엘 티코나의 누나 베로니카도 "동생은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으며, 괴로워했다"면서 "한번 더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부들은 지난달 5일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지 17일만에 기적적으로 자신들의 생존 사실을 알렸으며 현재 구조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매몰된 광부 33명 중 볼리비아인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칠레인으로 파악됐다.
구조작업은 앞으로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칠레 정부는 구조 시기가 늦어지거나 구조에 실패할 경우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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