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의 매운성분 캡사이신, 피부암 발생 가능성 촉진

건국대 이기원 교수팀 규명..'고추'가 암 발생 촉진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강조

건국대학교 이기원 교수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건국대학교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는 6일 고추의 매운 성분이자 진통제로 사용되는 캡사이신(capsaicin)이 화학적 발암물질에 의해 유도된 피부암 발생을 촉진시킨다고 밝혔다.

서울대 이형주 교수, 미네소타대 Ann M. Bode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 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 (Cancer Research)’ 9월호 표지 논문 (Cover Article)으로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가 주요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동안 암세포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된 것과 달리 실제로 캡사이신을 정상세포에 대해 장기간 처리했을 때 암 발생 유도 또는 억제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캡사이신이 암 유전자(Oncogene)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EGFR의 활성을 유도해 cylooxygenase-2라는 염증 및 암 발생에 중요한 원인 단백질을 과발현시켜 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결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팀은 TRPV1 유전자가 결핍된 마우스를 통해 캡사이신이 피부암 발생을 증가시키고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암 유발물질이라기 보다는 암 발생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고추의 경우 캡사이신 외에도 다량의 비타민C를 비롯한 생리 활성 성분이 함유돼 있으므로 이번 연구 결과가 고추로 일반화 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캡사이신이 피부암 발생과정에 있어서는 오히려 암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기원 건국대 교수는“이는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는 천연물 유래 성분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 기능성화장품, 천연물신약 연구에 있어서, 각각의 성분이 특정 질병에 있어서 각기 다른 표적을 가지고, 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각 개인의 필요에 따른 질환맞춤형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e-mail]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