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히든 챔피언, 한계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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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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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코스닥 상장을 앞둔 첨단 의료기기업체 A사 대표와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중소기업기술혁신 대통령상을 받았을 만큼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증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히든 챔피언’이다. 이 회사 김기영(가명) 사장은 “연구개발(R&D) 인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체계적 복지제도로 직원 만족도 또한 높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사업상 한계점을 물었다. 김 사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박사는 저서에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불렀다. 그는 히든 챔피언에 대해 적은 직원 수에도 영역 집중화와 고객 친밀성을 강점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몬 박사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변화에 따라 한계점을 찾고 과감하게 결단하지 않는다면 히든 챔피언으로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상장을 앞둔 A사는 경쟁사보다 앞서 첨단 기술을 개척해 왔다. 한동안은 누구도 따라잡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영원히 1등을 지키는 기업은 많지 않다. 미국 애플사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글로벌 대기업을 줄줄이 제치고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독일 명품 브랜드로 군림해 온 에스까다는 2008년 금융위기로 파산했다.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 수많은 강점에도 작은 단점 하나로 기업은 무너질 수 있다. CEO는 항상 대내외 변수에 따른 한계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단 한 번도 한계점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장사 CEO로서 무책임한 자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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