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52)은 6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청소년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면서 이 같이 당부했다.
앞서 5일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이어 사인회를 가진 그는 "짧게나마 받은 인상은 한국 청소년들이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등 성공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는 것"이라면서 "물론 공부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젊다는 것은 실수해도 되고 진로를 바꿔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한국어를 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말을 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한국인으로서 배운 최상의 능력으로 세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1988년 스포츠 기자로 서울 올림픽을 취재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인 그는 "부친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면서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람으로서 어느 나라건 어려움에 처해있는 나라를 보면 마음 아프다"면서 특히 "어른들의 문제 때문에 죄 없는 피해자가 되는 어린이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세상에 고통을 받는 어린이가 겪는 슬픔보다 더 큰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루게릭 병으로 죽음을 앞둔 대학(미 브랜다이스대학) 은사인 모리 교수와 나눈 대화를 담은 책이다.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전 세계 50개국 41개 언어로 1천600여만 부, 한국에서만 300여만 부가 팔려나갔다.
앨봄은 "집 지하실에서 책을 쓸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읽을 줄 전혀 생각도 못했다"면서 출판사로부터 번번이 거절당하고 간신히 책을 출간한 뒤에도 책이 팔리지 않아 "죽을 때까지 책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닐 줄 알았다"고 농담을 했다.
자신의 책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비결에 대해서는 "사인회 등에 가보면 지갑속 사진을 꺼내 '이 분이 저의 모리였다'고 말하는 독자들을 만난다"면서 "할아버지, 어머니, 친구 등 이미 세상을 떠난 누군가로부터 삶의 교훈을 얻었던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모리 교수와 다시 만나기 전에는 일에 찌들고 오로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았다. 모리 교수와의 만남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면서 "우리는 중요한 일을 자꾸 미루는데 내일이 절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리 교수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모리 교수 덕분이었다. 그는 5개의 봉사 단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지진 참사를 겪은 아이티의 고아원 복구 사업을 돕고 있다.
"고아원이 무너져 땅바닥에서 잠을 자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이 세상 어디에서도 아이티 아이들만큼 순수하고 밝고 긍정적인 아이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매일 밤 먼지 바닥에 앉아 울면서 감사 기도하는 아이들에게 '뭐가 감사하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이렇게 살아있잖아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작은 아이한테 너무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는 특히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아직도 늦지 않았다"면서 "살아있는 한 좋은 일을 할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사는 동안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세요. 그리고 모든 사람을 용서하세요. 당신이 살면서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단 한 명 밖에 없더라도 강에 돌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명에게 준 영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설령 한 명에게 도움이 됐어도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아담 샌들러 주연의 영화 '히트 섬바디(Hit Somebody)'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 그는 차기작으로 시간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다룬 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방한한 앨봄은 7일 오전 다일공동체와 함께 노숙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데 이어 오후에 숭의여고와 고려대에서 강연한 뒤 8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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