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국토해양부가 고위 공무원급 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새 진용을 정비함에 따라 4대강살리기·보금자리주택 사업 등 MB정부의 핵심 국책사업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는 지난달 정종환 장관 유임과 1, 2 차관 내부임명, 고위공무원 승진인사 등으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정 장관은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해 추석 전·후로 후속 고위공무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MB정부 집권 후반 국책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송기섭 행복도시청 차장 등 이달 후속인사 단행
국토부가 새로 짠 진용의 핵심은 '세대교체'로 평가된다. 행시 23기 위주의 가급 공무원급이 27기 위주로 정비됐다.
지난 2일 단행한 실장급 고위공무원 승진인사에서는 먼저 인사가 난 이재홍 기획조정실장과 함께 박상우 주택토지실장, 이재붕 4대강살리기사업본부 부본부장 등 핵심라인이 모두 행시 27기다.
다른 기수와 달리 90여명이 전부여서 '엘리트'로 주목 받아온 행시 27기의 약진은 국토부 내에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김경식 토지정책관, 박기풍 도로정책관, 김영석 부산지방해양항만청장, 김수곤 자동차정책기획단장, 김치곤 건설교통인재개발원 등도 행시 27기다.
국토부 공무원들은 이번 승진인사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는 정 장관이 지난 8·8 개각에서 또 한번 유임된데다 1, 2차관 및 행정중심복합건설청 청장이 내부 승진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장급 인사에 이어 이달 예정된 후속인사에서도 대대적 승진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는 어느 때 보다 높다.
우선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가 자리 다툼을 벌이던 행정도시건설청 차장 자리는 송기섭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이 임명됐다.
송 부단장 이동으로 공석이 되는 공공기관지방이전 부단장에는 정내삼 기술안전정책관, 기술안전정책관에는 권병윤 감사담당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우 주택토지실장 승진으로 빈 국토정책국장에는 김경식 토지정책관이, 김광재 항공정책실장의 승진 이동으로 공석인 물류정책관에는 김수곤 자동차기획단장이, 그 자리에는 구본환 종합교통정책과장이 승진 기용될 예정이다.
명예퇴직을 할 예정인 이명노 서울지방청장 후임에는 이충재 공공주택건설단장이 내정됐고, 익산청장에는 김일평 대통령실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국장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MB집권 후반 국책사업 탄력
새 진용을 갖춘 국토부는 국책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4대강과 보금자리주택 건설사업은 정 장관 유임으로 큰 변화없이 밀고 나갈 전망이다.
다만 4대강사업의 경우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를 어느선까지 저지하고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
4대강은 충남북도가 공사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도 원천 반대는 아니라고 입장을 선회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높고 지자체 및 시민단체와의 갈등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차질없는 추진도 쉽지 않아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은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친서민' 정책과 맞아 떨어지지만 민간 주택건설을 위축시키고, 일반 주택거래를 마비시킨 주역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정부는 결국 민간 건설사들의 속도조절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8·29 대책을 통해 3차지구 사전예약 물량 및 4차지구 개수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게속 침체될 경우 앞으로 나올 물량도 미분양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로서는 고민거리다.
무엇보다 주택거래정상화는 국토부가 당면한 최대 과제다. 정부는 주택대출 규제의 하나인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규제를 내년 3월까지 금융기관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기가 내년 3월말까지로 한시적인데다 집값 추가하락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대책이 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추석 이후에도 거래가 안될 경우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비난여론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재조정과 재무구조개선 및 회생 문제도 하반기 국토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재정지원과 관련해 국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국토부의 숙제로 남겨져 있다.
원안대로 추진키로 한 세종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사업, 주택용지 분양을 둘러싼 건설업계와의 갈등 조율 등도 해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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