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의 잦은 사용으로 병원균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내성이 점차로 강해지면서 어떤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균을 일컫는다.
하지만 현재 세계 곳곳에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multi-drug resistant.다제내성) 균은 있어도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all-drug resistant) '슈퍼박테리아'는 없다.
즉 현재 개발돼 있는 항생제로 치료가 안되는 병원균은 없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유래돼 확산되고 있는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도 카르바페넴계 항생제에 약효가 없을 뿐 이 균주에 감수성을 갖고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가 존재한다.
최근 일본에서 사망자를 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흔한 바이러스로 그 내성도는 NDM-1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역시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보건당국은 의료진이 항생제 투입 시기를 놓쳤거나 환자의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됐던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등장했던 `슈퍼박테리아'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중환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정상인이 MRAB에 감염됐더라도 자동적으로 금방 사멸되고 만다. 따라서 건강한 일반인은 이런 `슈퍼박테리아'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공식적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MRAB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 발견됐지만, 일본과 같은 집단감염 및 사망 사례는 없었다"며 "일본 사회의 빠른 고령화와 병원감염 관리 체계가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는 지난 1996년 반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을 당시 이 병원균을 없앨 항생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VRSA에 대해 붙었던 것이 처음이었다.
2000년 VRSA를 치료할 항생제가 개발돼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도 사라져야 했다. 하지만 외신이 계속 '강력한 박테리아'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해온 것이 혼선을 가져온 한 원인이 됐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슈퍼박테리아' 대신 '다제내성균'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VRSA 외에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다재내성 녹농균,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등 5종의 바이러스를 법정전염병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NDM-1은 CRE의 한 종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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