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내부 심사위원들은 유 장관 딸이 특채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관련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다른 응시자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6일 유 장관 딸 특채 파문과 관련해 실시한 특별 인사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행안부는 "다섯 명의 면접위원 중 외부 위원 세 명은 유 장관 딸이 아닌 다른 응시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지만, 면접에 참여한 인사기획관 등 외교부 간부 두 명은 유 장관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몰아줬다"고 밝혔다.
면접 위원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게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관 등 시험위원은 신규 인원을 필요로 하는 기관장이 결정하게 돼 있지만 이번 특채에서는 기획관 한 명이 내부 결재 등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시험위원을 정한데다, 직접 서류전형과 면접에 참여하는 등 불공정한 채용을 주도했다.
시험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이후 시행된 6차례의 특채에서는 어학 관련 요건이 네 차례는 '토플과 텝스 또는 우대'로 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텝스 만으로 범위가 제한됐다.
외교부는 또 기한 내에 영어 성적표를 제출하지 못한 유 장관 딸을 위해 원서접수 마감시간까지 연장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각 부처에서 시행하는 특채가 ‘현대판 음서제’라는 특혜시비를 받지 않도록 시험의 객관성을 높이고 특정 개인이 인사나 채용을 좌우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딸 특채 논란 직후 사의를 표명했던 유 장관은 이날 사실상 이임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실·국장 회의에 참석, "조직과 동료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게 돼 무엇으로 미안스러운 마음을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고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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