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천동굴서 발견된 동굴성 어류.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제주 용천동굴에서 동굴성 어류가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
제주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용천동굴 호수 내부를 수중 촬영하다 동굴성 어류 3마리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어류는 망둥어과에 속하는 미확인 종으로 주둥이가 뭉툭하고 길이는 4∼7cm에 몸은 가늘고 길며 머리고 크고 납작한 모양을 띄고 있었다.
눈은 퇴화돼 검은 형태를 띠고 피부 속으로 함몰돼 있었다. 몸 색깔은 투명하거나 핑크색으로 몸속 색소포가 결핍된 것으로 추정됐다.
모래로 된 호수 바닥에 서식하며, 일반 어류와는 달리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유영했다. 어류는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않으면 가라앉기 때문에 부레가 퇴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용천동굴 호수가 오랜 시간동안 외부와 격리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발견된 어류는 동굴 내부에서 퇴행성 진화가 진행된 신종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국립생물자원관 김병직 박사는 "동굴 어류는 일본 시네마현 동굴에서 최초로 발견됐지만 현재 멸종된 상태"라며 "지난 1968년 나가사키현 동굴 호수에서 비슷한 어류가 발견됐지만 지금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지난 2005년도에 또 다시 일본에서 동굴어류가 확인돼 현재 10마리밖에 없는 희귀한 어류로 생물학적 정보도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용천동굴은 3400m 길이의 용암동굴이다. 석회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탄산염 생성물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어 전 세계 동굴 전문가들에게 세계 최고의 동굴로 찬사를 받고 있다.
kjt@ajnew.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