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두산의 8년차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29)에게 9월7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불과 3개월 전 야구를 포기하려 했던 그가 5년 만의 승리로 부활한 제2의 생일이다.
김성배는 이날 SK전에 선발 등판, 5이닝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두산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2005년 9월28일 잠실 KIA전 이후 1805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김성배는 밤새 뒤척이다 7일 새벽녘에야 잠깐 눈을 붙였다. 무거운 몸으로 집을 나서려는데 경찰에게 전화가 왔다. 차량털이범이 자신의 승용차 유리를 깨고 지갑에 든 현금을 훔쳐갔다는 소식이었다. 결국 택시를 타고 문학구장으로 이동했다. "액땜했다 생각하고 편히 생각하라"는 어머니 말처럼 신기하게도 택시 뒷자석에서 모든 피로와 긴장감이 눈녹듯 사라졌다.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데 온몸에 힘이 빠지며 다리가 풀렸다.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김경문 감독은 "김성배의 호투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잘 던져준다면 포스트시즌에도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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