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중국 관영언론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선전(深천<土+川>)시 경제특구 건립 30주년을 맞아 선언한 '신 개혁.개방 노선'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7일 오후 '후 주석의 선전 연설이 각 계에서 열렬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제목의 장문의 기사에서 후 주석의 연설은 경제특구의 미래발전에 대한 지침일뿐만 아니라 중국이 지속적으로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후 주석의 개혁 노선을 "용감한 변혁(勇於變革), 용감한 창조와 혁신(勇於創新), 영원히 경직되지 않는 것(永不강(人+畺>化), 영원히 멈추지 않는 것(永不停滯)" 등 16자로 요약하면서 내용이 깊고 뜻이 심원하다고 논평했으나 정치개혁이란 표현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8일 '후 주석의 선전 연설내용을 학습하자'는 부제가 붙은 사설에서 중국 꿈의 실험장인 경제특구는 용감한 변혁과 용감한 혁신의 정신으로 30년 만에 세계의 기적을 이뤘다고 극찬하고 경제특구는 시대가 부여한 새로운 사명감을 갖고 '먼저 실행하고 먼저 시험하는 정신(先行先試)'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민일보의 사설에서도 정치개혁이란 말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후 주석의 지지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의 기관지인 중국청년보는 7일 사설에서 개혁 노선을 찾으려면 먼저 공민사회(公民社會)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 정치개혁의 시급성을 일축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이같이 대대적으로 후 주석의 선전 연설을 선전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앞으로 개혁.개방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노선에서 보완적인 수정을 하되 최소한 당분간은 정치개혁 등 체제전환적인 개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는 함의를 담고 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분석했다.
이로써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둘러싼 논쟁과 후 주석의 선전 발언에 대한 구구한 해석은 일단 일단락되게 했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달 20∼21일 선전을 방문했을 당시 "경제체제 개혁뿐 아니라 정치체제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면서 "정치체제 개혁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경제개혁 성과를 다시 상실할 수 있으며 현대화 건설목표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해 향후 노선을 둘러싸고 지도부내에 의견 대립이 있음을 짐작케 했다.
또 후 주석의 발언에 대한 해외 언론의 해석도 각각 달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후 주석이 30분간 연설하면서 정치개혁은 제스처로 지나가는 말로 했다며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반면 싱가포르의 연합조보는 후 주석의 연설에서 선전이 경제특구에서 '정치특구'로 전환될 것이란 뜻이 읽혀졌다고 풀이했다.
중국 당국은 일단 후 주석의 연설 내용에 대해 홍콩 등의 친중국 언론매체를 통해 유리한 해석을 유도한 후 관영매체들을 통해 '진의'에 대한 선전에 나섰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중국 행정체제개혁연구회 비서장 겸 국가행정학원 교수인 왕위카이(汪玉凱) 교수는 중국 사회는 현재 개혁이 깊고 마무리 단계에 이른 복잡한 전환기에 놓여있다고 분석하고 후 주석의 발언은 어떤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떤 간섭에도 미혹되지 않으며 개혁을 진일보 시키고 인민을 단결시키며 장애를 제거, 개혁개방을 굳건히 추진하려는 명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 중앙당교의 예두추(葉篤草) 교수는 후 주석의 연설은 생활의 개선을 바라는 인민의 요구에 순응한 것으로 정치국이 요구한 제12차 5개년 경제계획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논평하면서 정치개혁의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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