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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추석나기, 은행 '한숨' 보험·카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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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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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올해 추석은 연차를 붙일 경우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어 모처럼 만에 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은행업무 특성상 '빨간날' 이외에는 영업점을 모두 열고 업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용카드 및 보험사 직원들은 창구 영업이 없어 20일이나 24일에 연차를 사용해 최소 6일 이상의 연휴를 즐길 수 있어 희비가 엇갈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말과 추석연휴 사이에 낀 비공휴일에 모든 영업점을 정상 운영한다. 영업점 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은행원이 출근해 영업점을 풀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박 연휴를 맞아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을 멈추고 동시에 쉬는 등 연휴를 한껏 즐길 수 있지만 은행은 업무 특성상 빨간날이 아니면 쉴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간혹 1~2명은 휴가를 떠날 수 있지만, 은행 영업점은 비공휴일에도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21~23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각 은행 인천공항 지점과 환전소는 평일과 동일하게 24시간 운영되며, 전산부서의 경우도 각 파트가 3교대로 비상대기반을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처럼 만의 대박 연휴라 해외여행 등을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마음껏 쉴 수 없게됐다"며 "추석 때 식구들과 식사를 하는 정도가 전부일 것 같다"고 아쉬운 속내를 밝혔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빨간 날만 쉬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향이 먼 직원들의 경우 업무 분담을 고려해 쉴 수 있게 배려해주기는 하지만 다른 회사처럼 연차를 많이 쓰지는 않는다"라며 "공장처럼 생산 라인을 잠시 멈추고 다같이 쉬는 게 인건비나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란 생각은 늘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력감축이나 연봉 삭감이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라 쉴 때 쉬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평소보다 연차를 조금 더 쓰는 정도였지만 이번 연휴 때는 연차쓰는 직원이 더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용카드나 보험사 직원들의 상황은 조금 더 나은 편이다. 창구 영업이 없어 업무 탄력성이 조금 더 높기 때문이다.

회사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쉬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편의를 고려해 연차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월요일과 금요일 중 하루를 직원이 선택해서 쉴 수 있게 하고, 직원이 원한다면 이틀 모두 연차를 쓸 수 있는 곳도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직원들이 연차를 쓸지 말지는 완전 자율에 맡긴다"라며 "이틀 모두 연차를 써도 되고 모두 출근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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