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유럽연합(EU)이사회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승인을 연기하고 오는 13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10일 밤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EU는 이날 27개 회원국 관계장관과 카렐 데휘흐트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특별이사회(통상장관회의)를 열어 한-EU FTA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자국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에 협정 승인에 반대하는 이탈리아가 이날 회의에서도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순번의장국 대표로서 이날 회의를 주재한 스테픈 파나케레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오늘은 최종 결정에 실패했으나 월요일(13일)에 마무리지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3일에는 27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내무장관이 참석하는 정례 일반관계이사회에서 한-EU FTA 최종 승인의 건을 다시 논의해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파나케레 장관은 "쟁점이 되는 이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건설적'인 대화가 오갔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합의를 도출하는 게 불가능해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최종 승인에) '매우(extremely)' 가까이 와 있다"며 "논의된 내용만 보면 (결승점에) 와 있다"고 낙관적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사회 순번의장국인 벨기에를 비롯해 나머지 26개 회원국이 "조속한 한-EU FTA의 발효"를 강조하면서 이탈리아를 압박했으며 이탈리아 대표는 특별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본국에서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3일 일반관계이사회를 앞두고 순번의장국인 벨기에 주도로 26개 회원국이 주말 동안 이탈리아를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전날 있었던 대사급 상주대표회의(COREPER)에서 발효를 1년 늦추는 조건으로 한-EU FTA를 승인할 여지가 있음을 밝혔으나 다른 회원국들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얼마나 늦출 것을 요구했는지, 얼마나 늦출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으로 협정의 내용에 문제가 없는 한 1~2달 발효를 늦춰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승인 여부를 결정할 EU 특별이사회를 앞두고 지난 8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브뤼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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