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마켓 3.0을 위한 한국 기업의 프로세스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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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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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원준 SAP코리아 사장
얼마 전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박사의 최근 베스트셀러 ‘마켓 3.0’을 동료에게 선물하자 “아직 2.0도 이해 못했는데 3.0 이라니!” 라고 당황해 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PC로 하던 모든 일을 장소에 구애 없이 가능해지고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들이 5억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는가 하면, 저탄소 녹색성장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주장하는 각 국 정부, 세계적인 자동차 리콜 사태 등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장 반응과 달라진 소비자 패턴 변화에 모든 기업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코틀러 박사의 말처럼 기획, 생산, 유통, 판매, 조직 의사결정, 거래처의 선택, 사업계획 등 기업을 구성하는 모든 것의 ‘초점’이 바뀌어야 하며, 관료주의와 위계적 구조로는 3.0 시장을 읽어낼 수도 헤쳐 나갈 수도 없다.

3.0 시대에는 대기업, 중소기업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 등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로서의 서로 닮은 일련의 가치와 열망을 가진 조직간의 협력이 요구된다.

그는 “1.0이 제품 중심의 시대였다면, 2.0은 정보화 시대 또는 소비자 중심 시대였고, 3.0는 감성과 영혼을 지닌 가치 중심의 시대”라고 강조한다.

싸이월드 같은 소셜네트워크나 서정적 감동의 한류문화를 배경에 둔 한국 기업들에게 감성과 영혼을 지난 가지 중심의 3.0시대는 여러모로 절호의 기회다.

3.0 시대, 기업의 프로세스는 고객, 각 내부 부서, 협력 파트너, 관련 기관이 모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를 개선하고 계획과 실행을 가시화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협업 환경으로 변모했다.

과거처럼 프로세스 혁신이나 IT투자 프로젝트가 몇 달씩 걸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2.0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0 여 년 전 삼성전자는 100명의 프로세스 혁신 전담 인원을 9개월이나 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지금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그런 규모의 시간적, 조직적 여유를 낼 수 없다.

그 대신 개인이 자기 스마트폰 환경을 스스로 바꾸는 것처럼, 프로세스 변화에 개인이 수시로 화면과 업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환경으로 IT 기술이 진화 발전했다.

이젠 특정 IT 전문 인력이 아니라 회사의 모든 인재들이 스마트폰이나 트위터 사용법에 익숙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용 프로세스 혁신 및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사용 방법을 익혀 스스로 다양한 개선이나 대규모 혁신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

마켓 3.0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 기업은 3.0 시대에 맞는 일하는 방식과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즉, 3.0 시대에 걸맞은 프로세스를 구현해야 한다.

조직 속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것, 부가가치가 높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선별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것, 전 직원을 정해진 가치 방향에 따라 신속하게 이끄는 것, 소셜네트워크 방식으로 내외부 자원과 효율적인 협업을 하는 것 모두 기업의 프로세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3.0 시대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앞서가려는 기업은 스스로 미래 모습을 다시 그려야 한다. 패러다임이 바뀐 시장 변화에 맞도록 회사의 미션과 전략, 사업모델은 물론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미 소수 앞서가는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분야에 첨단 솔루션을 동원해 3.0 방식의 프로세스를 하나씩 구현해 가고 있다.

한국의 많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시장의 커다란 변곡점을 재빨리 파악하고 비약적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서둘러 해당 분야 세계 최고의 프로세스 투비(To-Be)를 설계하고 이를 신속하게 구현함으로써 세계인의 영혼을 먼저 감동시키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변신하는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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