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펀드 환매와 지지부진한 증시로 소외됐던 증권주가 예상밖의 기준금리 동결로 주목을 받으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가 2년 3개월 만에 18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주도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3일 한국거래소와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증권주는 지난 5월 25일 저점을 찍은 이후 2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5.7% 상승했고, 은행 0.9%, 보험 10.2% 오른 데 비해 가장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경기선행지수 상승 전환이 맞물려 증권업종의 상승 모멘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경기선행지수 상승 전환국면에서 주가 흐름이 좋은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도 경기선행지수 상승 전환과 주식시장 상승이 맞물려 증권업종의 상승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업종 내부 악재만 부각되지 않는다면 순환적인 접근 측면에서도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기준금리 동결도 증권주에 긍정적인 전망을 더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은 증권사의 단기채권운용 부담경감과 위험자산시장으로부터 자금이동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이번 동결로 정책당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표출된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상승으로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주가수익비율(PER) 15배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증권주 주가는 부담스럽지 않다"면서 "시장이 다소 정체돼 있지만 리스크 요인이 적어 가격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확대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되고 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이 9월 이후 하반기 대비 포트폴리오 교체과정에서 국내 주식시장 매매 움직임을 강화할 것"이라며 "거래대금의 반등 시점은 9월을 기점으로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시가총액 회전율이 지난 2000년 이후 바닥권 수준에 놓여 있어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큰 폭의 지수 상승 없이 회전율 상승만으로도 거래대금 증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퇴직연금 전환 마감이 임박함에 따른 수혜도 점쳐졌다.
한정태 연구원은 "퇴직연금 전환에 따라 자산이 급성장하는 금융기관들이 나올 전망"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증시 자금 이탈 지속에 무게를 집중하며 증권주 접근에 대한 경계를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주식 거래량이 축소와 펀드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이익을 전망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면서 증권사별 내년 이익 전망치를 최대 30%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4~8월간 주식 거래량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일평균 약 7조2000억원으로 집계, 종전 8조원이었던 일중 거래규모 전망치를 7조5000억원으로 하향한다"며 "내년까지 위험 회피 자금이 채권과 예금으로 집중되면서 자산관리 영업도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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