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4일 수뇌부 3인방의 운명을 결정할 이사회를 개최한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신상훈 사장도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현재 이사회 안건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불허인 상황이지만, 어느 쪽이 유리한 결과를 얻더라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이사회 개최 전이나 회의 도중 막판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 신상훈도 표대결 나선다
14일 오후 2시 신한은행 태평로 본사 16층에서 개최되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 수는 총 12명이다.
상근 사내이사인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 비상근 사내이사인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 사외이사 8명 등이다.
'이해 당사자는 의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사회 조항 때문에 신 사장이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인사 문제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 사장도 이사회에 참석해 정상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2005년 최영휘 전 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때도 최 전 사장이 직접 참석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신 사장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다시 한 번 본인의 결백을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사태의 중심에 선 라 회장, 신 사장, 이 은행장을 비롯해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윤계섭 서울대 교수, 전성빈(이사회 의장) 서강대 교수,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 리테일부문 본부장과 재일교포 사외이사인 김요구 삼양물산 대표, 김휘묵 삼경인벡스 전무, 정행남 재일한국상공회의소 고문, 히라카와 요지 선이스트플레이스코포레이션 대표 등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 신 사장 해임? 막판 대타협?
현재로서는 각종 변수들이 어지럽게 뒤얽혀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
우선 이사회에 신 사장 해임안이 상정되고 이사들이 표대결을 벌이는 경우다. 금융권에서는 최악의 상황으로 꼽고 있다.
라 회장 측이 승리를 거두더라도 만장일치로 통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도덕성과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표심 판도는 라 회장 측이 국내 사외이사를 포함한 7표, 신 사장 측이 5표 정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확실하지는 않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이 신 사장의 바람대로 힘을 실어줄지 불투명한데다, 라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됐던 국내 사외이사들도 불만이 커 표심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해임 대신 직무정지 수준으로 수위를 낮추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막판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행장이 "신 사장이 퇴진한다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이나, 신 사장이 "라 회장을 제외한 나와 이 행장만 동반 퇴진하자"고 요구한 것도 퇴로를 열어놓자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인사는 "타협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져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3명 모두 신한을 떠날 수 있는데 먼저 양보하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모든 매듭이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조직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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