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등 K-리그를 대표하는 4팀이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을 향해 다시 뛴다.
나란히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네 팀이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다시 한번 총력전을 펼친다.
먼저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1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강호 알 샤밥과 대회 8강 1차전 홈 경기를 치르고, 이어 오후 7시30분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는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이 격돌한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포항은 같은 날 오후 11시 조바한(이란)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일주 뒤 2차전이 예정돼 있지만, 기선 제압이 중요한 터라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전북 현대-알 샤밥(15일 오후 7시.전주월드컵경기장)
2006년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던 전북이 지난해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까지 걸고 알 샤밥과 싸운다.
올 시즌 4관왕까지 노렸던 전북은 리그 컵대회에서 준우승, FA컵에서 8강에 머물러 이제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타이틀만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지면서 정규리그에서도 주춤하고 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특히 일주 뒤 힘겨운 중동 원정에 나서야 해 이번 1차전에서는 승리 외에 생각할 것이 없다.
진경선이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지만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 16강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해결사 이동국을 비롯해 루이스, 에닝요, 김형범 등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워 골 사냥에 나선다.
한편 수원에서 뛰다 지난 7월 알 샤밥에 둥지를 옮긴 송종국은 모처럼 국내 팬 앞에 선다.
◇성남 일화-수원 삼성(15일 오후 7시30분.성남 탄천종합운동장)
8강 경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진이라 할 만하다.
K-리그 강호인 둘 중 하나는 아시아 정상 도전을 멈춰야 한다.
두 팀은 이달에만 세 차례나 맞붙는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초전이었던 지난 1일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성남이 1승1무로 앞선다. 성남은 지난 4월9일 리그 원정경기에서 수원을 2-1로 꺾었다. 하지만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무릎 꿇어 수원에 우승컵을 내준 아픈 기억도 있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두 팀은 서로에게 어차피 한 번은 넘어서야 할 산이다.
수원은 지난 주말 K-리그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0-3으로 완패해 윤성효 감독 부임 이후 7승2무 뒤 정규리그 10경기 만에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최하위까지 처졌던 전반기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 K-리그 명문 클럽다운 위용을 되찾은 상태라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성남은 스트라이커 라돈치치, 수원은 `특급 도우미' 염기훈을 주목할 만하다.
◇포항 스틸러스-조바한(15일 오후 11시.이란 이스파한 풀라드 샤흐르)
포항은 아시아 프로축구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올 시즌 남아있는 유일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 5승7무9패(승점 22)로 9위로 처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6위 울산 현대(9승5무6패.승점 32)와도 10점 차가 나 쉽지 않은 처지다.
이번 조바한과 원정경기에서는 현지 적응이 관건이다. 경기가 열릴 이란 이스파한은 해발 1,500m가 넘는 고지대다. 다소 늦은 감은 있었지만 포항 구단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태극전사들이 착용했던 산소마스크를 넘겨받아 출국 나흘 전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등 고지대 적응을 위해 애를 썼다.
포항 선수들은 일찌감치 지난 9일 출국했다. 골키퍼 신화용을 비롯해 중앙수비수 김형일, 미드필더 김재성, 공격수 설기현과 모따 등 정예멤버로 원정길에 올랐다.
포항은 특히 설기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설기현은 지난 7월 K-리그에 데뷔한 뒤로 10경기에서 5골2도움을 올리며 전반기 내내 힘을 내지 못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설기현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에서 뛰며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경험도 있다.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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