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나달'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올해 열린 네 차례 메이저 테니스 대회 가운데 1월 호주오픈을 제외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휩쓸며 명실 공히 세계 최강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서 5회, 윔블던에서 2회, 호주오픈에서 1회 등을 차지했던 나달은 유독 US오픈에서만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14일(한국시간) 끝난 올해 US오픈을 앞두고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나달을 향해 "역대 최고가 되려면 US오픈 테니스 대회 우승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치 페더러 보란 듯이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24세 어린 나이에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1935년 프레드 페리(영국)를 시작으로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 로드 레이버, 1964년 로이 에머슨(이상 호주), 1999년 앤드리 애거시(미국), 2009년 페더러가 이뤄냈다.
이 가운데 나달보다 어린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이뤄낸 선수는 당시 23세였던 버지가 유일하고 레이버는 24세로 나달과 같은 나이 때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 좁혀서 보면 레이버와 애거시, 페더러가 각각 31세, 29세, 28세 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기 때문에 나달이 최연소다.
또 2011년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까지 석권하면 버지와 레이버만 해냈던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도 쌓을 수 있다.
1984년 존 매켄로(미국) 이후 26년 만에 왼손잡이 US오픈 남자단식 챔피언이 된 나달은 또 스페인 선수로는 1975년 마누엘 오란테스 이후 35년 만에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결승에 진출한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내가 꿈꿔왔던 것 이상"이라고 기뻐했다.
메이저에서 9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나달은 16회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으로 최다를 기록하는 페더러의 기록도 위협하게 됐다.
페더러가 9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5세 때인 2006년 US오픈에서였다. 페더러보다 나달의 페이스가 1년 빠르다. 페더러가 지금 나달의 나이 때는 메이저 6승을 기록 중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나달은 역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기록에서 지미 코너스, 이반 렌들, 애거시(이상 8회)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단독 7위로 올라섰다.
US오픈 우승 상금 170만 달러(한화 19억7천만원)를 벌어들인 나달은 올해 메이저에서만 3승을 거두는 등 시즌 상금 823만 달러(한화 95억5천만원)를 손에 넣어 돈방석에도 올라앉게 됐다.
이번 대회 4강 탈락으로 명예 회복을 벼르는 페더러와 나달보다 한 살 어린 조코비치의 성장세 등이 무서운 2011년에도 나달이 상승세를 계속할 수 있을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크다.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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