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랩형 펀드는 ‘PCA핵심타겟20증권자투자신탁K- 1[주식]’, ‘산은2020증권투자신탁 1[주식]’, ‘현대다이나믹포커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 ‘GS선택과집중증권투자신탁 1’이 있다.
올해 금융투자업계에는 자문형 랩어카운트 바람이 불었다. 잔고가 지난해 3월 13조2834억원에서 1년 만에 22조182억원까지 급증한 데 이어 지난 7월 29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잔고는 최근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랩어카운트란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증권회사의 금융자산관리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펀드 환매 바람도 불었다. 연초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9조8677억원,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6조390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저마다 펀드 환매와 그 반면에 자금이 몰리는 '자문형 랩어카운트 따라잡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적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들하기만 하다.
지난 8월 이후 설정된 랩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차지한 것은 산은자산운용의 ‘산은2020증권투자신탁 1[주식] A’다. 연초이후 5.90%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6.42% 수익률인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수치다.
‘PCA핵심타겟20증권자투자신탁K- 1[주식]클래스C-F’는 2.89%, ‘GS선택과집중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는 1.49% 수익률을 올해 달성했다. 특히 현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현대다이나믹포커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A’는 동 기간 0.58% 수익률로 해외주식형의 -0.07%를 간신히 넘어섰다.
또한 이들 펀드들은 설정된 지 한 달이 돼가지만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은 펀드가 설정액 50억원 수준이다. 13개 펀드에 설정 후 유입된 금액도 총 65억3300만원에 불과하다.
몇몇 투자자문사는 한 달에 100억원 이상의 투자액을 모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품출시는 실패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시류에 편승하기 위한 전략으론 펀드에 실망한 투자자들을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 펀드 출시를 미룬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소수종목 투자는 일반적인 주식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도 있지만 더 큰 하락을 볼 수도 있고 변동성도 크다"며 "이는 안정적인 운용을 목표로 하는 운용사 철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이미지를 가져와 펀드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 성 상품의 경우 대부분 잠깐의 유행에 그쳐왔던 선례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지금은 펀드 시장자체가 팔리지 않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좋은 상품도 힘든데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따라 만든 펀드가 잘 팔리지 여부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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