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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학과 60개까지 늘려 5대 명문사학 도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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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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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대 역사상 첫 연임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세계최고의 외국어대학인 프랑스 이날코대학과 경쟁하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만들겠다."

박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은 현재 45개인 외국어학과를 60개 외국어학과로 늘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한국외대를 진정한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3-3-3-3’ 정책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정치경제사회담당 송계신 부국장이 15일 서울 이문동 한국외대 총장 집무실에서 박 총장을 만나 글로벌 외대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대담=아주경제 송계신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외대 역사상 첫 연임 총장이 되셨는데 소감은?

-지난 4년의 성과가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쁘고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에게 감사한다. 4년 전 총장이 됐을 때는 들뜬 기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다. 재학생 전부에게 8학기 중 1학기 동안 외국파견 기회를 주는 '7+1' 제도와 이중전공 의무화, 외국어 2개 졸업인증제의 정착 등을 첫 임기 동안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주요 정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한국외대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

△재임 2기 한국외대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인가?

-송도캠퍼스 신설, 외대 용인영어마을, 서울캠퍼스 지하복합시설 및 본관 구조 변경 등 중요한 사안들이 진행 중이다. 외형적인 발전과 더불어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유능한 인재 양성에도 더욱 매진하겠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져 한국외대가 5대 명문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유능한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에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지닌 외대 졸업생들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 수출역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유엔 등 각종 세계기구와 저개발 국가에서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인성과 외국어 능력, 전문지식 교육에 힘쓰겠다. 현재 45개 외국어 교육을 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지만 아직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와 리투아니아 등 옛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언어학과는 아직 개설돼 있지 않은데 더 늘리겠다.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  외국어학과 60개로 늘려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언어를 다 교육하려고 한다. 외국에 비해 외국어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동남아국가의 언어학과 개설이 절실해 보이는데.

-그렇다. 동남아국가의 위상을 감안하면 관련 어학과 개설이 시급하다. 하지만 외대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며칠전 세계최고 외국어대학인 프랑스 이날코(Inalco)대학 총장이 한국외대를 방문했다. 이 대학은 93개 외국어를 교육시키는 국립외국어대학이다. 1795년 개교해 나폴레옹 전쟁과 원정시대에 동양에 대한 지식과 언어를 통역하고 지원하는 그런 역할을 했다. 외국어와 외국학을 전공한다는 건 한 나라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외대도 한국경제의 세계화, 세계10대 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국가가 재정적으로 지원해 세계적인 치열한 자원 경쟁과 지역분쟁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1954년 5개의 언어로 개교해 45개 언어와 그 언어를 기초로 여러 전공분야를 공부하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한 한국외대는 세계 3위의 외국어대학이다. 사립대이지만 사실상 국립대학 같은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사립대학의 재정으로 소수 인원의 특수 외국어 학과를 운영하는 데는 매우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이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소수언어학과 개설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한국외대의 '3-3-3-3' 정책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외국인 전임교원(30%), 원어강의(30%), 외국인 학생(30%), 한 학기 이상 외국 대학에서 다니는 국내 학생 비율(30%)을 의미하는 '3-3-3-3 정책'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2010학년도 2학기 기준으로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 31.1%, 원어강의 비율 34.6%로 두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한국의 진정한 글로벌 대학은 외대라는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나머지 두 가지 목표도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유엔평화대학과 공동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데.

-아시아 최초로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한국외대-유엔평화대학 공동학위 프로그램'은 한국과 코스타리카에서 1년씩 공부한 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과 유엔평화대학대학원에서 동시에 2개 학위를 취득하는 석사과정이다. 본부대학은 군대가 없는 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의 수도에 있다. 현재 국제지역대학원에서 국제법과 인권전공, 미디어와 평화전공, 지속가능개발학 전공으로 분야를 세분화해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21세기의 국제적 핵심과제인 인권과 평화, 지속가능 개발에 관련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유엔 산하의 국제환경연합계획(UNEP)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등에 진출해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영어마을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영어마을사업은 2006년에 용인시가 지역 청소년들의 영어교육 선진화를 위해 외국어교육 전문기관인 한국외대에 요청해 시작됐다. 많은 연구 끝에 지난해 12월 기공식을 가졌다. 외대는 300억원 규모의 땅을 제공하고 또 국유지를 구입하는 데 50억을 투자하는 등 용인시민을 위해 투자를 많이 했다. 그러나 올해 용인시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시민을 위한 교육사업은 지속돼야 한다. 교육사업을 정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용인 영어마을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영어마을로 만들 자신이 있다.
 
△바람직한 외교관상을 제시한다면?

-과거 외교관은 화려한 직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프리카 오지나 중남미 오지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외교관도 많다. 때때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한국의 외교관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와 같은 세계를 이끄는 주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됐다. 최근 외교부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다. 잘 하고 있는 다른 외교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가 외교에 손실을 입히는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
외교관 선발제도로 추진하고 있는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아울러 외교관 재교육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유럽 각국은 외교아카데미를 다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외교관을 올바로 교육시키고 재교육하는 기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집무실에 책이 많다. 마치 연구실 같다.

-내 연구실이 바로 집무실이다. 총장으로서 봐야 할 행정서류와 연구서적들이 많아 어수선하다. 1주일에 한번씩 정리하는데도 이렇다(웃음). 신간서적과 연구자료 등 기본적인 것과 세상 돌아가는 것 등 읽고 따라가야 할 서적들이 있어서다. 오늘날 대학 총장들이 풀어야 할 과제와 현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리=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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