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Ⅲ 유동성 규제,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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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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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바젤Ⅲ 도입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바젤Ⅲ가 유동성 커버율(LCR)에서 은행채를 포함한 금융채권을 제외하면서 은행채 수요 감소가 예상, 조달비용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지난 13일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 수장 회의에서 국제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를 의결, 확정했다.

이 안은 크게 자본규제와 유동성규제로 나뉜다. 자본규제는 은행의 자본비율을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건전성을 대폭 강화한 만큼 당장 새 기준을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며 여유만만하다.

하지만 유동성규제는 얘기가 다르다. 바젤Ⅲ가 LCR에서 은행채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LCR은 위기 상황 발생시 은행이 1개월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30일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측정하며 기준은 100%이다.

문제는 고유동성자산에 현금·중앙은행 예치금·국채·회사채(AA- 이상) 등은 포함됐지만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은행이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금융채는 더 이상 위기 대처를 위한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은행은 금융채의 주요 수요자로,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채가 손실을 대비한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을 경우 굳이 이 자산을 다량으로 보유할 이유가 없다.

현재 7대 시중은행은 특수은행채(산업금융채권·중소기업금융채권·수출입은행채권) 전체 발행량의 7%에 해당하는 8조원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LCR 기준 100%에 미달한 상황으로 바젤Ⅲ가 도입될 경우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융채를 줄이고, 국채·기업채 등을 늘릴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바젤Ⅲ가 도입되면 은행들은 공공 금융기관 채권은 물론, 금융채 전반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유동성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국채나 회사채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의 금융채 투자가 줄면 이들 채권의 조달 비용도 상승할 전망이다.

종합금융회사 관계자는 "바젤Ⅲ를 기초로 은행들이 보유자산을 조정할 것으로 보이며 은행채를 포함한 금융채 금리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은행은 채권을 대신해 예금 비중을 늘려야 하며, 채권이 감소한 만큼 채권 조달비용이 상승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전통적인 업무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는 의미"라며 "은행들도 주된 자금 조달 수단인 은행채 대신 예금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규제와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은 자본비율 증가와 레버리지(차입 투자) 하락 등으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자산 성장도 둔화할 것"이라며 "은행들은 적정한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이익률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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