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G20 정상회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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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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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오는 11월 11~12일 세계 주요국 20개 정상이 한국에 모인다. G20 정상회의 때문이다.

이 회의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국의 정상 방문에도 경제적 실익이 따르기 마련인데 한 번에 20개국 정상 및 수행원, 기업인이 같은 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의의 경제적 가치는 24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쏘나타를 100만대 수출한 이익과 맞먹는다.

전 정부부처 및 기업들이 이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일각에서는 이를 위한 준비 때문에 주말은 물론 추석 연휴 때도 근무해야 한다고 볼멘 소리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G20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은 좋지만, 이를 과대 포장하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열린 전기자동차 관련 행사도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이날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발맞춰 현대차는 ‘블루온(Blue On)’이라는 순수 전기차를 공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직접 시승하며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같은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무리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기차 관련 엔지니어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는 20년 후에나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일까. 이날 공개된 성과도 다소 과장됐다.

지경부는 이날 블루온을 세계 2번째 양산 전기차라고 소개했지만, 블루온은 2500대 한정 수량을 생산하는 ‘특별판’일 뿐이다. 또 전 세계적으로 보면 중국 등지에 수십여 대의 양산형 전기차가 존재하는데  세계 2번째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한 정부부처 직원은 기자에게 “(정부 기관이) 원래 일을 해서 보고하는 게 아니라 보고하기 위해 일하고 있지만, G20을 앞두고 ‘만들어내기식’ 성과 만들기가 지나치게 느껴진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래서야 G20를 마친 후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홍보한들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지 않을까.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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