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아픔 달래 준 흥겨운 '국악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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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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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라파엘노인전문병원에서 15일 오후 5시 흥겨운 국악 한마당이 벌어졌다.

추석을 앞두고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고예진(45)씨를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6명이 한자리에 모여 국악기 연주와 시조, 민요 공연을 선보인 것.

'고예진과 안양국악관현악단의 찾아가는 소리여행:흥...그리고 멋'을 주제로 한 이날 공연은 조길호 씨의 '청산리 벽계수야' 시조창을 시작으로, 고 씨의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재룡 씨의 아쟁산조 '박종선류', 김혜자 씨의 남도민요, 홍웅기 씨의 한국무용 '살풀이' 등 다양한 볼거리로 진행됐다.

노인병이나 말기 암, 치매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모처럼 펼쳐진 흥겨운 공연에 즐거운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딱딱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있던 환자 50여명은 이내 아쟁 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추고 춘향가 '사랑가'에 맞춰 손뼉을 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의료진과 간호인, 보호자들도 고된 일과를 잊고 공연을 즐겼다.

허용란(78) 할머니는 계속 "즐겁다"고 말하면서 "직접 공연을 보러 가기 어려운데 이렇게 찾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기획한 고 씨는 "얼마 전 어머니가 이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오늘이 생신"이라면서 "1년에 한 번씩 '찾아가는 국악공연'을 진행하는데 마침 어머니 생신을 맞아 올해는 이곳에서 공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악을 좋아하면서도 직접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이 효도하는 마음으로 뜻을 모아 한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병원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생신이나 명절에 병원에서 공연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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