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말 발표예정인 사업구조조정 및 재무구조개선방안과 관련해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할 예정인 사업장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지구별 사업 포기 또는 축소 사업장이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추측성 언론보도 및 해당지구 주민들의 민원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LH에 따르면 LH는 이달 29일이나 30일께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담은 재무구조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달말까지 최종 사업 조정안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H 임원은 "주민들과 지자체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포기하거나 축소할 사업장을 이달말까지 결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지송 사장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곳에서는 개인사업자가 보상을 염두해두고 미리 다른 지역으로 500억원 규모의 땅을 매입해 공장을 이주한 사람도 있다"며 "그런 사람의 피해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민들의 항의가 법적 문제로 이어질 경우 피해보상비가 토지보상비 못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민들뿐 아니라 지자체도 택지나 산업단지 등 개발계획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 놓은 경우가 많아 반발이 거세다.
이에 따라 이달말 발표예정인 LH의 개선안은 재무구조 마련 방안과 큰 틀의 사업구조조정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재무구조개선 방안도 사업방향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정부의 재정보조 여부도 확신할 수 없어 구체적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국회에 제출된 LH 적자보전을 위한 'LH공사법 개정안'이 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속에 이달 안에 국토해양위원회를 통과하기 힘든 형편이어서 LH로서도 개선안을 최종 확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LH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 한명 한명 모두 자기 지역구 주민들의 이해관계만 생각하다보니대승적 차원에서 LH문제에 접근하려는 의원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경우 이번 개선안 발표는 LH가 사업조정 및 재무구조개선에 대해 대국민 사과 및 이해를 촉구하는 한편 정부의 재정지원을 다시한번 요구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일정부분 방안을 내놓는다해도 지금까지 밝혔던 내용이 대부분일 수 있다. 이 사장은 이미 재무구조개선과 관련해 '선 재무, 후 사업' 원칙을 밝혔다. 또 올해 사업규모도 연초 세운 43조원에서 34조원으로, 내년부터는 이보다 더 줄이기로 했다.
자구노력 방안으로는 전사적 판매활동을 전개, 미매각 토지와 주택 25조4000억원과 1조2000억원 규모의 중복사옥 등 모든 자산에 대해 1인 1매각 캠페인을 이미 벌이고 있다. 또 미매각 부동산을 대상으로 자산유동화 채권을 발행, 토지수익연계채권으로 2조6000억원, ABS로 1조원, 펀드연계상품으로 2조원을 마련키로 했다
사업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이미 기본적인 방향은 잡아 놓은 상태다. LH는 지역수요와 분양성, 사업추진 진행 정도를 감안해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인근에 공급량이 많거나 투자가치가 낮은 지구 중 진척도가 더딘 곳을 중점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지구지정만 되고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138개 신규 사업장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사업중단을 하기보다는 우선순위 조정이나 규모 축소 등의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과 경쟁하는 사업도 과감히 민간에 이양할 계획이다. 다만 국책사업인 보금자리주택지구 및 산업단지, 임대아파트 사업대상지는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해 "임대아파트가 필요한 곳은 사업이 추진되지 않았던 곳이라도 앞으로 수요를 따져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LH의 이번 사업조정 발표가 기존 원칙만 재강조하는 선에서 끝날 경우 사업조정이 불가피한 지역이 어디인지에 대한 추측성 보도나 소문 확산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주민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LH로서도 난감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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