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양대 신문에 파상 공세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정부가 양대 신문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양대 신문인 클라린(Clarin)과 라 나시온(La Nacion)의 사주들을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 자행된 살인과 납치, 고문 등 인권탄압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고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두 신문이 군사정권에 협력하는 대가로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신문용지 공급업체 파펠 프렌사(Papel Prensa)의 지분을 불법취득하는 등 이권을 챙겼으며, 이에 따라 사주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군사정권이 비밀리에 좌파를 지원해온 사실을 들어 은행가이자 파펠 프렌사 사장이었던 다비드 그라이베르에게 압박을 가했고, 그가 비행기 사고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두 신문이 군사정권의 도움을 받아 지난 1976년 시중 평가액보다 엄청나게 낮은 가격으로 파펠 프렌사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것이다.

파펠 프렌사는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소비되는 신문용지의 4분의 3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분은 클라린 49%, 라 나시온 22.49%, 정부 27.46%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두 신문은 "그라이베르가 사망한 뒤 미망인 리디아 파팔레오가 파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지분을 매각했다"면서 정부가 파펠 프렌사를 빼앗기 위해 없는 얘기를 꾸며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라이베르의 동생 이시도로도 "지분 매각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가판대를 제외하고 슈퍼마켓 등 상업용 시설에서 신문.잡지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포고령을 발표했으며, 공중파 TV와 케이블 TV를 동시에 보유한 미디어 업체에 대해 1년 안에 둘 중 하나를 매각해야 한다는 겸영 금지 방침도 밝혔다. 또 파펠 프렌사의 생산과 투자를 규제해 신문용지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들은 클라린과 라 나시온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야권으로부터 언론탄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최대 미디어 그룹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의 경우 클라린 외에 경제지, 스포츠지, 공중파 TV 및 라디오, 케이블 TV, 인터넷 포털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동안 산하 매체를 총동원해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두 신문에 대한 공세가 내년 10월 실시되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수천명의 친(親) 정부 시위대가 거대 언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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