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반기 들어 동반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탓에 많게는 5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되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에 겨우 턱걸이 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2만원에서 103만원으로 내려 잡은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 대우증권, UBS, 한화증권, 동부증권 등 모두 5개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4조9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인 5조7000억원 대비 8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세트 업체들의 재고 조정에 따라 LCD 패널 가격 하락폭이 지난 분기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며 "게다가 TV 세트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TV 가격마저 큰 폭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0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춰 잡은 동부증권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5조5000억원에서 4조7200억원으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이유는 역시 패널가격 급락과 수요 감소에 따른 LCD 부문 실적 악화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분기 실적 감소폭도 예상치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주가 역시 70만원대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10일 80만원 선 붕괴 이후 단 한번도 80만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달 들어선 장중 74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6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87만5000원에 비해 14.40% 빠진 셈이다.
이런 주가 흐름은 LCD가격 흐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잇다. 실제 46인치 패널은 지난 4월 434달러였던 것이 이달에는 388달러로 5개월 새 46달러나 폭락했다.
가장 수요가 많은 32인치 패널 가격도 4월 208달러에서 9월 174달러로 34달러나 급락했으며, LCD TV 시장에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아가는 40~42인치 패널 가격도 4월 340달러에서 9월 들어 288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LCD와 더불어 지난 2분기 5조1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의 75%가 넘는 3조8200억원을 벌어들인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증가추세에 있다는 평가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D램가격 하락에도 불구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수익성을 실현할 것"이라며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컨슈머 D램등 스페셜한 D램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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