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 부회장. |
이날 오전 LG전자는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LCD TV 사업부 권희원 부사장과 MC연구소장을 맡았던 박종석 부사장이 새롭게 사업본부 수장으로 선임됐다.
구본준 체제 출범에 발맞춰 주요 사업본부장을 교체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 것. 하지만 LG전자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 한때 휴대폰 시장에서 나홀로 두자리수 영업이익을 거두던 당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LG전자의 반격은 윈도폰7이 나온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윈도폰7이 어느 정도 선전할지는 미지수다.
TV시장에서도 주춤했던 소니가 회복세에 들어섰고,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 반전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스마트TV 시장에서의 분전이 절실하다.
올해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도 LG전자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간 마케팅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미래 시장을 대비한 제품기술 개발 및 투자가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구 부회장이 책임있는 오너경영을 통해 이같은 숙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장 첫 시험대는 전자기업들의 첨단 제품들이 대거 소개되는 CES 전시회다. 내년 1월 6일부터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LG전자는 시장을 주도할만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주도권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추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1일 일부 사업본부장 교체가 이뤄졌지만 C레벨 경영진에 대하 대대적인 인사가 남아있다. 특히 남 부회장 당시 대거 영입됐던 외국인 출신 경영진들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전망이다.
신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했던 백우현 사장이 CEO 직속 신성장동력기술담당을 맡은 것 역시 중장기적 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초석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전자의 전체적인 경영문화도 변화가 예고된다. 구 부회장은 과거 LG반도체와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를 이끌면서 연구개발 및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남 부회장의 마케팅 위주의 효율 경영이 실패로 끝난만큼 기본에 충실한 제조업체로의 전환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동안 유독 LG전자만이 부진에 빠져있었다"며 "단숨에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구본준 체제의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