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본격적인 협상을 하루 앞둔 일본에서는 향후 전망에 대한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준비에 만반을 기하는 모습이다.
일본 측 관세 담당 장관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16일 오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하네다 공항에서 미국 수도 워싱턴으로 출발하면서 기자들에게 “신뢰관계를 확고히 구축하고, 미·일 양국의 국익을 위해 윈윈이 되도록 좋은 협상을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한국 시간으로 17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첫 관세 협상에 나선다. 철강·자동차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는 이미 부과됐지만 90일간의 상호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어디까지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앞서 출국 전날 기자회견에서 “되도록 조기에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하나가 돼 전력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일단 첫 협의인 만큼 미국의 주장과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제를 설정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목표는 상호 관세와 자동차 등 분야별로 부과되는 추가 관세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이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일련의 추가된 관세에 대해 완전한 철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카드로는 비관세 장벽 완화 방안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참여 등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엔화 약세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보인 바 있는 만큼, 환율 문제 협의 가능성을 감안해 재무성의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함께 미국에 보낸다고 NHK가 전했다
미·일 양측 담당 장관의 첫 협상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도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6일, “미국의 무역적자 감축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서 다양한 분야를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차 안전 기준 등 '비관세 장벽'도 논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소비 대국’인 미국의 ‘제조 대국’ 전환, 달러 강세 시정과 기축통화 유지 양립, 동맹국과 적절한 안보 부담 등 세 가지를 놓고 미·일 협의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무역, 환율, 방위’를 양국 교섭의 핵심 의제로 꼽고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대해 주장하는 것은 트집에 가깝다”면서 동맹국 일본에게 어떤 보답을 원하는 것인지가 초점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과 무역 협상을 경험한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며 “(1기 때보다) 더 험난한 미·일 협상이 되지 않을까 본다”고 닛케이에 전했다.
그는 가능한 한 시간을 확보해 어떤 분야를 협의 테이블에 올릴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1기 정권과의 무역 협상 때는 트럼프의 진짜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고 회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