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시제도 폐지와 관련, "기존 고시제도를 축소하고 특별채용을 확대, 각 분야 인재들이 골고루 등용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인 `형오닷컴'에 `고시제도 확 바뀌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의 고시는 더 이상 기회의 평등을 보전해주는 도구가 되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시는 공무원 사회를 밖으로는 닫혀 있고 제 식구끼리만 감싸주는 배타적 문화를 만들었다"면서 "이처럼 `고시귀족'들이 기득권 세력화하면서 순혈주의는 도를 넘어서 고시개편 논의가 이전 정부 때부터 줄곧 제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시생들이 3∼10년을 생계수단 없이 살아가야 하는데 이게 과연 `공정한 룰'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유전(有錢) 합격.무전(無錢) 불합격'이란 말이 고시생 입에서 나오는 형편이니 평등이나 공정과는 더 거리가 멀어져간다"고 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지금과 같은 암기력, 집중력 중심의 고시제도가 있는 한 대학을 비롯한 공교육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혼자서 열심히 외우고 쓰는 게 낫지 학교교육, 인성.교양교육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의혹을 거론하며 "유 전 장관 파문으로 `현대판 음서제 부활'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고시제도 개선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본질과 다른 주장에 밀려 꼬리를 자를 게 아니라 오히려 논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면서 "개방화.다양화.전문화라는 시대정신과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공직임용 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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