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옛 도읍지인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열리는 '2010 세계대백제전'이 1일로 개장 14일째를 맞으며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연일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느끼는 만족도면에서의 부정적인 평가, 일부 프로그램에서 속출하고 있는 운영 미숙, 관람객들의 불편사항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입장객 북적..흥행성공 축제 = 지난달 17일 개막식에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전국적으로 '2010세계대백제전'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또 개장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맞아 조직위의 예상과 달리 가족단위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흥행을 보증하는 출발을 보였다.
초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가족단위 관람객이 몰려들면서 성황을 이뤘으나 현재는 수도권과 충청권 학생 수학여행단과 단체 관람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이 애초 목표인 260만명을 넘어서 3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조직위는 내다보고 있다.
1일 현재 총 관람객은 153만2천명(유료 44만8천명, 무료 108만4천명)으로 하루 평균 11만7천명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체 입장객 가운데 외국인은 4.9%인 7만5천명에 그쳐 '세계대백제전'이라는 이름값을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운영 미숙, 관람객 불편 여전 = 축제 중반에 프로그램 운영미숙으로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부여 구드래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창작 마당극 '미마지'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
이는 미마지 공연 직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부여청년회의소 특우회 주관 'JC 우정의 날' 행사가 예정시간인 이날 오후 3시 30분~오후 7시 30분을 훨씬 넘겨 오후 8시 20분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공주 고마나루 수상공연장에서 막이 오른 '사마이야기'를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던 400여명이 표가 매진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돌리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공연은 이번 축제의 최고의 볼거리다.
또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3차원 영상물인 '사비의 꽃'(백제역사문화관)은 외국어 자막이 없어 외국인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인한 관람객 불편사항도 끝없이 이어졌다.
백제문화단지 내 '사비궁'은 이번 축제의 최대의 볼거리로 관람객이면 누구나 보고 싶은 건축물이지만 곳곳에 쉴 곳이 없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에 있는 '세계역사도시관'과 '백제문화디지털 영상관' 등이 한글로만 표기돼 '외국인 관람객들에게는 배려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자 조직위 측은 뒤늦게 영어 안내 간판을 추가로 설치했다.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의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조직위 측은 '웅진성의 하루'나 '공연' 등 콘텐츠 추가편성을 위한 검토 작업에 나섰다.
아울러 공산성과 고마나루 예술마당 등 대백제전 주요 행사장 및 유적지를 운행하는 꽃마차의 요금이 5천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관람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주의 '백제음식관'에서는 백제음식은 보이질 않고 아무 데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들뿐이며, 술안주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용객들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으나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부여 행사장 내 식당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음식 가격에 대한 불만도 이어져 조직위 측이 뒤늦게 업주와 협의를 통해 일부 음식가격을 내리고 질도 다소 개선했지만 관람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지적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 조직위는 부여에서 시작된 수상공연 '사비미르'와 논산에서 펼쳐지는 '황산벌 전투재현' 등의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여 관람객의 기억 속에 남는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관람객들의 불편사항도 없애도록 식당의 '질 개선'과 편의점 '음료 가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 부당 요금 방지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관람객 박성광(56.대전시 서구 둔산동)씨는 "매스컴의 홍보와는 달리 수상공연 등 주요 대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프로그램의 수준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다소 떨어지고 운영도 미숙해 전체적으로 감흥을 얻기 어려웠고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성우 조직위 사무총장은 "공주와 부여 등 2개 지역 9개 행사장에서 분산돼 열리다 보니 초반부에 많은 운영 미숙이 드러났지만, 이제는 안정적인 운영체제를 갖췄다고 본다"며 "앞으로 관람객 편의를 높이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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