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판소리와 세계 음악이 만나 소통하는 신명의 장(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일 오후 막을 올리고 5일 간의 화려한 여정에 들어갔다.
소리축제는 이날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김명곤 조직위원장의 고천문 낭독과 김완주 전북지사의 타고(打鼓)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모악당에서는 개막식을 마친 뒤 곧바로 개막작 '천년의 사랑여행'이 무대에 올려졌다.
천년의 사랑여행은 소리축제 10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창작극으로 옛 백제가요와 전통가무악, 특별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와 합창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종합음악극이다.
개막공연에 앞서 가진 리셉션에서 김 조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10년을 맞은 올해 소리축제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게 하려고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즐겁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는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와 퓨전국악팀인 이창선 대금스타일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는 '소리+끼! 페스티벌', 판소리와 무용이 만나는 널마루무용단의 '타고 남은 적벽'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축제에서는 이들 공연을 비롯해 닷새간 모두 44개 프로그램, 213개 공연이 마련된다. 이를 위해 9개 국가에서 3천여명의 공연단이 전주를 찾는다.
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판소리 분야에서는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인 조상현ㆍ성창순ㆍ최승희 명창이 한 무대에 올라 국보급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천하명창전', 창작 판소리의 산 역사인 임진택 명창과 그 뒤를 잇는 이자람이 현대적 감각의 판소리를 엿보는 '창작판소리 초대전'이 펼쳐진다.
밤을 새우며 한국을 대표하는 10개 뮤직밴드의 음악에 젖어보는 '소리 프런티어'와 한국 시나위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작한 '바람곶의 콘서트', 5명의 소리꾼과 5명의 아티스트가 만나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소리오작교'가 마련된다.
외국에서는 천상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와 프랑스의 집시 기타리스트인 티티 로빈, 아프리카 출신의 캐나다 아카펠라 그룹인 아싸오 등이 전주를 찾아 격조 높은 음악을 선사한다.
중국 루카이족의 전통 가무극과 인도의 전통무용, 캄보디아 왕실음악 등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소리를 체험하는 소리배움터, 한국음악의 과제를 고민하는 월드뮤직 심포지엄 등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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