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박근혜, 실질적 국정동반자 관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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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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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난 1일 청와대 만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공개 거론한 것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국정동반자 관계의 구축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월 21일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비공개 회동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발언은 당 소속의원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습니다"라는 건배사 직전 "길게 말씀드리지 않아도 우리 마음을 서로 아니까"라고 언급한 것은 그동안 이 대통령에게 가졌던 서운한 감정이 `8.21 회동' 이후 상당 부분 해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킨다.

이 대통령은 3년여 전 이미 박 전 대표를 `국정 동반자'로 천명했었다. 박 전 대표는 2007년 경선 패배시 결과에 승복한 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섰고,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를 `국정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 및 소중한 동반자'로 규정하며 화답했다.

그렇지만 친박(친박근혜)계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대선 승리 4개월여만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자 박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국정 동반자 관계는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낙천한 친박계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하면서 봉합되는 듯했던 두 사람간 관계는 이후 개각이나 전당대회 때마다 계속되는 `오해'로 계속해서 틈만 벌어졌다.

박 전 대표가 약속한 세종시를 수정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로 지난해 말부터 빚어진 세종시 수정안 논란은 갈등의 절정이었다. `분당', `결별'이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간 관계는 깨지기 일보직전의 살얼음판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29일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결과 6.2 지방선거 대패 등을 계기로 당 안팎에서는 `이명박-박근혜간 화합'을 거세게 요구했고, 이어 성사된 8.21 회동에서 두 사람은 "역대 가장 성공한 회동"이라는 평과 함께 관계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이런 흐름에서 박 전 대표가 이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공개 천명함으로써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실질적 국정 동반자로 가는 길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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