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그 동안 글로벌 대형 로펌과 비교해 ‘풋내기’로 여겨졌던 중국 토종 로펌들이 글로벌화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지는 중국 토종 로펌들이 구미 선진 로펌들이 선점하고 있던 해외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컨설팅, 중국 기업의 대형 기업공개(IPO) 등 사업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얼마 전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글로벌 인재 영입, 해외 사무소 개설 등을 통해 해외 실무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극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지난 8월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중국 농업은행의 법률 자문을 맡은 중국 토종 로펌 킹앤우드(중국명:金杜)가 대표적인 예.
아직 설립된 지 17년밖에 되지 않은 킹앤우드는 얼마 전 세계 최대 로펌 중 하나인 영국 클리포트 챈스에서 루퍼트 리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인재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홍콩 등 중국 대륙 이외의 지역에 사무소를 설립해 중국 법률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소재의 로펌인 쥔허(君合)도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미국 내 대형 로펌인 퍼킨스 코이와 존스 데이에서 변호사를 영입했다. 쥔허는 이미 미국 뉴욕 다운타운에 로펌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내 대형 로펌 중 하나인 다청(大成)도 현재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타이페이에 사무소를 열었으며, 올해 말까지 뉴욕과 하노이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2009년 설리번 앤드 크롬웰 베이징 사무소 대표를 맡았던 로버트 추 변호사는 “중국 내 법률 환경이 개선되면서 그 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던 중국 토종 로펌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로펌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로펌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바로 ‘든든한 실탄’이다. 데이비드 플레밍 베이커 앤드 맥켄지 로펌 변호사는 “중국 로펌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해외 시장에서 고객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퍼트 리 변호사는 “중국 업체들은 세계적인 로펌에서 인재를 영입, 글로벌 노하우를 흡수해 향후 20년 이내 고객에게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홀딩스 법률팀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중국 법률 시장에만 갇혀있던 중국 로펌이 이제 해외 실무경험을 통해 글로벌 로펌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로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차츰 높여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