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을 줄이어 하향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놓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을 내놓으며 4분기 실적 전망도 '흐림' 일색으로 코드를 맞추고 있다. 다만, 향후 주가추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 시각차이를 나타냈다.
7일 삼성전자가 잠정 발표한 3분기 연결 회계기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4조8000억원은 대다수 증권사들의 예측 평균치(컨센서스) 영업이익 5조원, 매출 42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액정표시장치(LCD)와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악화를 꼽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TV 매출 둔화 및 판매가격 압박으로 수익성이 압박받았다"며 "TV를 제조하는 디지털미디어사업부와 LCD사업부의 실적이 모두 악화됐을 것"이라 분석했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반도체와 통신은 양호했으나 LCD와 디털미디어 부문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TV 판매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과 재고조정으로 수익성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LCD부문의 업황 둔화로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더욱 악화돼 3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에 LCD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3분기에 비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가 설비투자가 공급과잉과 경쟁심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률 하락, 세트의 판가경쟁, 환율하락, 마케팅비용과 계절적 비용증가 감안하면 4분기 실적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선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3조6000억원으로 저점을 형성한 후 내년 1분기 3조800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이라는 의견과 추가조정으로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실적이 예상치 밴드 하단에서 머문 것 같다"며 "다만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추정치를 많이 낮췄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태 연구원도 "실적이 예상을 다소 하회했지만 4분기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후발 업체와의 격차 확대로 경쟁구도는 유리하게 형성되는 점이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가 조정에 무게를 두는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망스런 실적이 경기 하락기라는 인식을 확인한 근거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영준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기대치와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과거 삼성전자의 실적이 경기 상승기에 기대치를 초과하고 하락기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해 온 적이 많았다는 점에서 잠정실적 발표는 주가조정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예비 실적 발표가 실적 시즌의 첫단추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며 "다른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IT 업종에 국한해서 본다면 오히려 저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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