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코스피 19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추이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환율 추가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주요 투자유인으로 여기는 속성에 비추어, 원·달러 환율이 일정수준까지 내려가면 국내증시에 대한 매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 의 마지노선은 1100원대 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0일 이후 17거래일째 국내 주식을 담고 있다. 이날도 전날(8519억원)보다 순매수 규모가 대폭 줄어들긴 했지만 125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주식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한 9월10일은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진 시기와 일치한다. 당시 1165원대에서 1160원대로 0.4%포인트 급락한 뒤 현재 환율은 1116원대까지 떨어졌다.
올 3~5월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에서 1110원대로 급락한 시기에도 외국인들은 23거래일 연속(3월12일~4월12일)으로 국내주식을 매수했다.
물론 외국인 매수세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100% 일치한다고 확언할 순 없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국내증시 밸류에이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다.
김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경기 상황에 기반한 자산간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현상이라고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여전히 국내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황이고, 선진국이 통화약세를 통해 수출을 도모하고 있어 개도국들의 통화 강세가 외국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90.47%,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누적 순매수의 상관관계는 -86.02%로 어떤 통계치보다는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들에게 환율 매력이 반감되는 시기에, 증시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외국인들이 최근과 같이 수급 주도권을 잡았던 시기 매수강도가 약화된 시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한 때 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오승훈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외국인이 수급 주도권을 잡았던 2001~2004년 1100원 이하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됐다"며 "2008년 1월~2010년 9월에도 환율이 1100원 이하일 때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의 원·달러 환율 평균값은 1148원이고,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인 8월까지 극단값을 제외한 시기의 평균값은 1114원으로, 결국 1100원은 원·달러 환율 평균값에 가까운 수치"라면서 1100원이 환차익 측면의 기준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에도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외국인 매수 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다만 1100원 붕괴가 외국인 순매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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