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SK그룹 산하 누리솔루션이 외부감사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업체 누리솔루션은 작년 말 현재 자산총계 100억원 이상으로 외감법 적용을 받지만 금융감독당국 요구에도 2009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누리솔루션은 2007년부터 공정거래법상 SK그룹으로 편입됐으나 실제 경영권을 쥔 것은 여전히 옛 오너라는 관측도 나왔다.
◆SK그룹 준법감시체계 허점
SK그룹이 외감법 위반으로 준법감시체계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누리솔루션이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그룹) 소속회사 현황을 보면 이 회사는 2009 회계연도 말 현재 자산총계 111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현황 제출일은 5월 31일이다.
자산총계 100억원 이상인 누리솔루션은 외감법상 회계연도 종료 90일 이내인 3월 말까지 감사보고서를 금감원에 냈어야 하지만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SK그룹 계열 IT업체 SK C&C는 2007년 9월 김종현 누리솔루션 사장과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이 회사 지분 46.32%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로 누리솔루션은 SK그룹 오너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 자회사로 편입됐다.
SK C&C 관계자는 "누리솔루션은 제때 외감을 실시했고 적정의견도 받았다"며 "SK C&C도 외감을 마친 누리솔루션 재무제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감법을 어긴 사실을 누리솔루션에 통보하고 감사보고서 제출을 8월까지 유예했지만 지금껏 내지 않았다"며 위반 사실을 몰랐다는 SK C&C 설명과 배치되는 의견을 내놨다.
누리솔루션은 SK그룹 계열 편입 이듬해인 2008년 말부터 외감 대상 기준을 넘어서면서 작년 3월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력도 있다.
증권가는 적정의견을 받은 2009 회계연도 감사보고서가 존재하고 회계기준 위반 사실도 없다면 왜 제출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누리솔루션 무늬만 계열사?
김 사장은 최근 누리솔루션 지분을 17.38%에서 22.54%로 확대했다. 공시일과 취득일은 각각 7일과 전달 30일이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누리솔루션 지분구조는 SK C&C 46.32%, 김 사장 22.54%, 김흥수 누리솔루션 부사장 3.99%, 김광일 전무 3.99%, 이세진 감사 0.61%, 기타 22.55% 순으로 재편됐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 김 전무, 이 감사는 모두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2000년 1월 자본금 5억원으로 누리솔루션을 설립한 창립 멤버다.
누리솔루션 주식분포에서 기타 지분 소유주는 김 사장 아내인 정순영씨와 특수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 부부와 창립 멤버 측 주식을 모두 합친 지분율은 53.68%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누리솔루션 창립 멤버인 김 사장과 주요 임원은 SK그룹 계열 편입 이후 한 차례도 교체되지 않았다.
SK C&C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이지만 애초 지분 인수시부터 경영권 확보보다는 기술 제휴를 목적으로 삼았다"며 "누리솔루션 측에서도 50% 이상 지분을 넘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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