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총자산규모 310조원.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3053억원. 총 직원수 1만6000여명.
이 거대 신한금융지주를 이끌, 포스트 라응찬 시대는 열 사람은 누구인가. 정치·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새 회장 인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직 라 회장에 대한 징계여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국의 징계의지가 워낙 확고해 곧 수장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자리를 두고 후보대상 간 이전투구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인식 때문에 서로 청와대 줄대기에 여념이 없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 회장의 퇴임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찌감치 새 회장에 대한 여러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신한금융의 새 회장으로 앉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이 전 사장은 'MB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처남으로, 산업은행장과 KB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여러차례 넘봤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차례 좌절을 겪은 만큼, 이번 신한금융 회장 인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지만, 그는 현 정권과의 인연이 깊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의 이름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이 전 행장은 현 정부와 가까운 TK(대구·경북)-고려대학교 출신이다.
신한금융 내부 출신 중에서는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사장은 경북 포항 출신에 이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로 정권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또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임명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신건 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한금융 회장에 강 전 장관이 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에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이 많다.
KB금융지주의 경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3학변으로 이 대통령의 2년 후배이다. 그는 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려대 총장을 그만 둔 뒤 국가브랜드 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법대 63학번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우리투자증권 사장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로 외도했다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금융 회장으로 컴백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으로 이 대통령과 동기로 막역한 사이로, 지난 2005년부터 하나금융을 장기집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새 회장으로 대통령 친근 인사가 배치될 경우 국내 4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모두 MB맨들로 채워진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