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KT vs SKT, 불붙은 '장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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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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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통신업계 맞수인 KT와 SK텔레콤의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이 장외로 번졌다.

이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을 넘어 서로 약점을 찾아 헐뜯는 '장외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TV 비교광고를 통한 비방전, 방송통신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 신고 등에 이어 최근 경찰 고발까지 이뤄지는 등 양사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의 장외전쟁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규모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텔레콤은 약 40억원을 들여 국내 통신사로는 유일하게 MWC에 참가,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산업생산성증대(IPE) 기반 기술, 무선인식(RFID)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등 신기술을 선보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MWC에 공식적으로 참가를 하지 않은 KT가 현지에서 전 세계 30여개 통신사가 참여하는 '도매애플리케이션커뮤니티(WAC)'를 출범한다는 내용을 단독으로 발표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에 따라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 MWC에 참가한 SK텔레콤은 홍보전에서 KT에 밀려 경영진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후에도 KT의 공격은 계속됐다.

KT는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를 위해 무선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사의 강점인 와이파이존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특히 KT가 자사 와이파이존에서는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나 SK텔레콤의 와이파이존에서는 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의 TV광고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지난 6월 KT의 TV광고가 허위사실 유포, 비방광고 등에 해당한다며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했다.

SK텔레콤은 또 KT의 와이파이존 전략에 맞서 업계 최초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 자사 가입자는 언제 어디서나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KT 가입자는 와이파이존을 쫓아다녀야 한다는 내용의 비교광고를 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 8월에는 SK텔레콤이 우정사업본부 기반망 구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제안서 평가위원에게 불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KT의 수주가 유력시됐으나 SK텔레콤이 수주하자 KT가 SK텔레콤의 불법로비 의혹을 제보한 게 아니냐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KT는 또 지난달 SK텔레콤이 출시한 'TB끼리 온가족 무료' 상품에 대해 '이용자 이익 저해행위' 및 '이용약관 인가조건 위반'으로 방통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더불어 이 상품이 SK텔레콤의 무선시장 지배력을 고착화하고 유선상품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및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KT와의 신경전에서 코너에 몰리자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가 가세해 KT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는 KT 직원들이 자사 통신시설에 접근해 고객 전화번호 등을 불법 수집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최근 KT 직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KT는 지난 4월에도 같은 사례로 경찰에 적발돼 KT 본사가 1000만원, 직원 2명이 각각 500만원,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찰 고발로 KT가 치명타를 입음에 따라 SK텔레콤에 대한 KT의 다음 공격 카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장외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홍보팀은 물론 대외협력팀까지 동원하며 상대 회사의 약점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영업활동 이외에 업체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며 "KT와 SK텔레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상호 비방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KT-SKT의 '장외전쟁'

△2월 = MWC2010 홍보전 - KT의 WAC 단독 발표로 SKT 홍보에 치명타
△6월 = SKT, KT 허위 사실 유포 및 비방 광고 - 공정위 신고
△8월 = SKT 우본 기반망 사업 불법 로비 의혹 - KT 제보가 있었다는 후문
△9월 = KT, SKT 결합상품 불공정행위 및 부당 계열사 지원 - 방통위 및 공정위 신고
△10월 = SK브로드밴드, KT 직원 고객정보 불법 수집 경찰 고발 - KT 직원 6명 불구속 입건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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