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태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자국 출신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4)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국가 기밀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태국 현지 신문인 더 네이션이 러시아 전문가를 인용, 17일 보도했다.
미국은 미국인 살해기도와 테러리스트 지원물자 제공 시도 등의 혐의로 부트를 기소하고 태국 정부에 신병인도를 요청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부트를 상대로 제기된 혐의가 정치적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옛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KGB) 출신인 부트는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등의 독재자들에게 무기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국 정부는 현재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리는 부트의 변호인단이 제기한 항소가 받아들여지는 등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부트의 신병 인도를 늦추고 있다.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정치공학센터의 분석가인 타타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 정부는 부트의 신병이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국제무기 밀거래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는 기밀 사항이 유출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노바야는 또 "부트는 러시아 일부 엘리트층을 위해 비공식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국가가 평판이 나쁜 국가나 기구와 공개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경우 부트와 같은 사람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트는 2008년 3월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으로 가장한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함정수사에 걸려 무기거래 계약을 위해 방콕을 방문했다가 체포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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