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변인 격이었던 타레크 아지즈(74) 전 이라크 부총리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이라크 고등법원은 1980-1990년대에 시아파 정당들을 탄압한 혐의로 기소된 아지즈 전 총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26일 전했다.
아지즈는 앞서 바그다드 상인 집단 처형사건 개입 혐의로 징역 15년형, 쿠르드족 강제 이주 사건과 관련해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사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세인 측근 가운데 유일하게 기독교인이었던 아지즈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뛰어난 언변을 바탕으로 후세인 정권을 대변하며 유명세를 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에는 외무장관 자격으로 미국과 협상을 벌여 미국의 이라크 지지를 이끌어냈고, 1991년 걸프전 직전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후세인에게 전하라며 친서를 건네자 `모욕적인 편지'라며 수령을 거절해 국제적으로 이목을 모았다.
이라크전 직후 미군이 현상수배한 후세인 정권의 핵심인사 중 25번째 순위였던 아지즈는 2003년 4월 자수한 뒤 바그다드 형무소에 수감돼 왔다.
뇌졸중을 앓으며 건강이 좋지 않은 아지즈는 지난 8월에는 한 매체와의 옥중 인터뷰를 통해 "미군 전투병력 철수는 이라크에 죽음을 안기는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위선자이며 이라크를 늑대들에게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지즈의 아들 지아드는 "아버지는 시아파 정당 탄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사형 선고는 과거(후세인 정권)와 연관돼 있는 인물에 대한 보복 행위"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라크 고등법원은 사둔 샤케르 전 내무장관, 아비드 하무드 비서관 등 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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