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멘 송유관 폭발 배후지목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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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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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부는 예멘 남부지역 샤브와주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해온 송유관이 폭발한 사건에 대해 배후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3일 "지금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사건의 배후세력에 대한 확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피해규모 자체는 크지 않고, 탐사 유전이기 때문에 기름 찌꺼기가 조금 나온 정도로 기름 유출도 많지 않다"며 이번 사건이 큰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석유공사도 보도자료를 통해 "지하 2m 깊이로 매설된 송유관에서 원유가 누출됐다"면서 "그러나 사고가 난 곳은 현재 개발광구로서 생산이 매우 적기 때문에 송유관을 이용한 수송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일단 폭발 자체에 의한 화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송유관 훼손으로 석유가 밖으로 유출된 뒤 고온에서 자연발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외신 등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배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예멘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인 데다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알 카에다의 테러 가능성과 함께 최근 공사 현장 주변에서 취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온 현지 지방부족의 소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겨냥한 알 카에다의 국내 테러 가능성은 아직 낮게 본다"며 "특이한 첩보도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국자는 "그동안 예멘에서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가 운영하는 송유관 시설에 대해서도 폭파 위협이 있었다"며 "이번 사건이 특정 국가에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멘에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을 당부하는 한편, 향후 사건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교민 안전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예멘 송유관 폭발 사고가 과거에도 3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경기도 안양시 공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폭발사고가 난 4광구와 관련 "사실 이번이 4번째"라며 "이 가운데 외부세력에 의한 파손은 모두 3건으로 당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고 밝혔다.

안희범 공사 유럽중동생산팀장은 "이번 사고는 피해규모 자체는 큰 편이 아니지만 유출된 기름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불이 붙어 대형 폭발 사고로 오인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shu@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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