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는 처음에는 위기 극복을 위한 한시 모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국제 경제협력의 프리미어 포럼으로 정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와 지난해 4월의 런던 정상회의에서는 위기 돌파를 위한 재정 공조가 화두였다면 같은 해 9월의 피츠버그 회의에서는 출구전략이, 지난 6월 토론토회의에서는 재정적자가 핵심 이슈였다.
지금까지 4차례의 회의가 비교적 순항했다면 5차 회의는 종전과 다른 환경에 직면해 있다. 종전에는 금융위기, 재정위기를 맞아 공조의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경기 회복기를 맞아 국익 다툼이 환율을 통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환율 전쟁'은 G20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난제다. 이 때문에 서울회의는 공조와 상생의 공감대 위에 열렸던 종전 회의와는 달라진 환경에서 치러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 다시 불씨가 되면서 논의의 흐름이 자칫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일시 봉합,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만큼 지금으로선 조금 더 낙관 쪽에 무게가 실려가는 형국이다.
아울러 올해 세계 경제를 돌아보고 금융위기 이후 향후 경제 질서를 잡아나가야 하는 시점이어서 서울회의 결과는 G20의 위상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4차례의 회의를 통해 논의해온 현안의 상당수가 서울에서 결실을 보게 된다는 점은 G20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먼 사태의 직접적 원인에 대한 처방인 금융 건전성 규제가 서울에서 완성되고 국제통화기금(IMF) 쿼터개혁이 진일보하는 것은 물론 개도국이나 신흥국의 외환위기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도 상당한 진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주도하는 의제인 금융안전망이나 개발 이슈는 G20의 외연을 다른 개도국이나 저개발국에까지 넓힐 수 있는 성격을 지닌 만큼 G20의 위상 강화나 제도화를 돕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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