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조선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조선업도 중소 조선사 유동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엔고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본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문을 닫는 조선사가 늘고 있다.
◆한국 중소업체 3분기 수주량 급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소조선산업 2010년도 3분기 동향'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지난 3분기 수주량이 전분기와 비교해 46.4% 줄어 24만CGT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6.7% 감소한 수치.
이 보고서는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STX조선해양ㆍ현재삼호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 등 국내 7대 조선사를 제외한 업체들을 중소 조선사에 포함시켰다.
수주잔량 역시 크게 감소했다. 지난 9월 기준 중소업체들 수주잔량은 전분기대비 25.1% 줄어든 902만 CGT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지난 2분기에 비해 12.9% 증가했다. 중소 조선사들이 수주가 급감한 반면 대형조선사들의 수주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소 조선사의 이같은 부진은 주력 선종인 벌크선과 유조선의 신규 발주가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선박 발주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벌크 및 유조선 시황의 부진이 꼽히고 있다.
실제로 한때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4000포인트에 근접했으나 현재는 2000포인트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용선료 역시 3분기에 하락추세로 접어들고 있어 시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3분기 이후 신규수주가 크게 감소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중소 조선소는 비상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금융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컨테이너선을 연이어 수주한 대형 조선사들은 올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면서 지난해 불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조선업계의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ㆍ日 '동병상련'
중국 중소형 조선사들도 정부의 지원이 대형 조선사로 몰리면서 상당 업체들이 조업중단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선박공업협회(CANSI) 발표 따르면 중국 조선소의 약 65%가 지난해 단 한 건의 신규수주 기록하지 못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조선그룹 CSSC와 CSIC가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이 각각 1000억 위안, 600억 위안으로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조선사들은 자체적으로 선가를 30%까지 낮췄지만 선주들의 발길은 끊긴 상태다.
일본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밀려 자국 발주물량에만 의존해 오던 일본 중소조선사들은 최근 '엔고'에 따른 생산원가가 상승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폐업을 결정하거나 조선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이 수두룩하다. 일본 IHI중공업은 조선사업부분의 청산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미씨비시중공업도 조선부분 철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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