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철인 주니어부를 정복했던 허민호(20.SC제일은행)가 이제는 성인 무대 챔피언을 향해 젖먹던 힘을 쏟는다.
허민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철인 3종 경기에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할 기대주로 손꼽힌다.
허민호의 이름 석 자가 확실히 드러난 건 2006년 전국체전이었다.
충남 합덕산업고 1학년이던 허민호는 경북 일원에서 열린 당시 전국체전에서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올림픽코스 51.5㎞를 1시간52분48초 만에 주파,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괴물'이라는 칭호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이듬해 전국체전에서는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경남 통영에서 열린 아시아트라이애슬선수권대회 주니어부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성장을 지속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아시아트라이애슬론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부를 3연패한 허민호는 2008~9년에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에 출전, 올림픽코스의 절반인 스프린트 코스로 진행된 대회에서 남자 주니어부 7위에 오르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8살 때부터 철인 3종이라는 험난한 운동을 시작한 허민호는 올해 홍단비(21.대전시청)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ITU 철인3종 장학생으로 뽑혀 1년간 장학금 6천달러를 받았다.
ITU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는 건 물론 ITU 주최 월드컵 대회에 4차례 초청선수로 참가해 경험을 쌓았다.
연초 호주 캔버라 인근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허민호는 지난 여름 오스트리아 고지 훈련을 치르면서 달리기 기량이 향상됐고 지난달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ITU 월드챔피언십대회 23세 이하 부문에서 1시간47분16초로 22위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 17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ITU 월드컵 대회에서 1시간49분59초로 6위로 골인, 국제대회 최고 성적을 냈다.
당시 수영을 17분11초, 사이클을 59분55초 만에 주파했던 허민호는 관건인 달리기에서 32분25초를 기록, 꿈의 시간대인 31분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대한철인3종경기연맹 관계자는 4일 "세계적인 선수들이 보통 달리기에서 31분대를 기록한다. 허민호가 달리기에서 속도를 내면서 상승세를 탔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호소다 유이치(26), 야마모토 료스케 (31)등 경쟁자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호소다는 지난달 부다페스트대회 엘리트 부분에서 뛰어 1시간45분08초로 34위에 올랐다. 야마모토는 같은 대회에서 1시간48분40초로 허민호보다 기록이 나빴다. 기록상으로는 허민호가 뒤질 게 없는 상황이다.
특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허민호가 2년 전 주니어부 1위를 차지했던 코스에서 열려 더 반갑다.
기우경 연맹 사무차장은 "아시안게임 코스는 통영 코스보다 더 평탄하고 쉽다. 인공호수에서 수영하고 사이클 코스는 평지다. 약간의 경사도가 있지만 달리기 코스도 무난한 편이어서 허민호가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 철인 3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허민호가 내로라하는 아시아 철각들을 물리치고 단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지 14일 레이스가 기다려진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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