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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악연’ 김동성(30)과 아폴로 안톤 오노(28)가 8년 만에 재회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위한 2차 아메리칸컵 대회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하이츠 아이스링크에 유소년 ‘꿈나무’들을 이끌고 참가한 코치 김동성과 대회 격려차 방문한 오노가 만남을 가진 것.
이날 오노가 먼저 알아보고 "김동성이 아니냐"며 다가갔고, 두 사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갑게 포옹을 나누고 악수를 교환한 뒤 근황을 물었다.
오노는 "이곳에 어쩐 일이냐", "미국에 사느냐"라며 궁금증을 표했고, 김동성도 "얼굴이 좋아 보인다"라며 덕담을 건네고 자신은 버지니아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며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교환한 뒤 나중에 다시 한 번 만나기로 했다. 오노도 버지니아쪽으로 올 기회가 있을 때 들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의 조우는 8년만이다.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 파문으로 1등으로 들어온 김동성이 실격 처리돼 올림픽 금메달을 빼앗긴 후 이날까지 한 번도 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김동성은 "8년 전 올림픽의 그 경기 이후 오노를 처음 만난 것"이라며 "시간이 흘러 오노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은 전혀 없으며. 오랜만에 만나니 서로 반가울 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 직후 ‘김동성-오노’ 스토리는 반미(反美) 감정과도 연결되는 분위기였던 터라, 그해 2002 월드컵 미국과의 예선 전때 김동성은 경기를 관람키로 돼 있었으나 "경기 하루 전 모처에서 만약의 사태를 감안해 경기장에 나오지 말라고 권유해 티켓까지 받았는데 못갔다"며 당시의 비화도 소개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동성은 2002년 올림픽 때 좌절을 맛본 후 그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관왕(6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황태자’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으나, 그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2005년 12월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새로운 인생을 모색했다.
캘리포니아 유학중 유소년 코치가 돼달라는 간청을 받고 2007년 워싱턴D.C쪽으로 옮겨 초빙 코치 생활을 해온 김동성은 올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DS 스피드 스케이팅’ 클럽을 창단해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 영주권까지 받은 김동성은 "우선은 어린 선수들을 가르쳐 장래 미국 국가대표 선수를 키우고 오노 못지않은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이며, 나중에 자격증을 따서 국제심판으로도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김동성은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에서 부인 오유진(28)씨 및 1남1녀와 함께 생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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